저러다 속치마 보이면 어쩔라고
봄이 자꾸만 춤을~~
친구야!
모처럼 뒷산에 올라보니
봄이 하얗게 분을 바르고 나와서
깐딱했으면 못 알아볼 뻔했다야~
피부가 뽀얀 벚꽃 한송이
척하니 머리에 얹어놓고
단풍나무 푸른 초엽 치마에
벚꽃 몇 송이 흩뿌려
자수를 놓았는데
너무 예뻐서 기절할뻔했구나
한번 봐봐~~
진짜로 예쁘지~?
친구야~!
박완서 님의 장편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다 먹었을까'
는 읽어봤니~?
'싱아'가 우리 시골 말로
'삐비'라고 하더만~
요즘은 자꾸만 과거가 가물거리며
추억을 데리고 기억에서
사라져 가려고만 한다
그래서는 안되는데~~
초등학교 교정에도
아름드리 벚나무가 많았었는데
지금도 있을까나~?
언제 시간 되면 한번 찾아봐야겠다
친구야~~!
혹시 '웃교사'라고 기억나니~?
그때는 왜 그렇게 부르는지
몰랐는데 뒤에 생각해보니
위에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더구먼~~
솔직히 친구도 몰랐지~?
아니라고~?
에이 우리끼리 속이면 안 되지~~
아무튼 그곳에 한 아름을
벗어난 벚나무가 많았었는데
지금도 있을까~?
'싱아'는 정월 대보름날
지불놀이 불로 태워야
싱싱하게 많이 올라왔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구나
친구야~~~!
봄이 자꾸만 춤을 추며
하늘로 오르니
기온이 따라 올라간다
저러다 속치마 보이면 어쩔라고~~
벚꽃이 하나둘 꽃잎을 따서 뿌리면
연서가 되어 사방으로 내려앉아
봄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서
자꾸만 기온을 올린다
아하~~
이렇게 봄이 깊어가는구나
봄은 벚꽃의 낟잎을 밟고
4월을 훌쩍 뛰어 넘기는가 보다
친구야~!
사월도 삼분의 일이 자랐구나
마음먹은 일들 고르게
이루길 빌고
이왕이면 봄의 향기에
함께 취해봤으면 싶다
공간과 시간은 달라도
벚꽃을 바라보는 감정은
서로 닮았으면 싶구나
오늘도 행복하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