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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Apr 11. 2016

저러다 속치마 보이면 어쩔라고

봄이 자꾸만 춤을~~

친구야!

모처럼 뒷산에 올라보니

봄이 하얗게 분을 바르고 나와서

깐딱했으면 못 알아볼 뻔했다야~

피부가 뽀얀 벚꽃 한송이

척하니 머리에 얹어놓고

단풍나무 푸른 초엽 치마에

벚꽃 몇 송이 흩뿌려

자수를 놓았는데

너무 예뻐서 기절할뻔했구나

한번 봐봐~~

진짜로 예쁘지~?

친구야~!

박완서 님의 장편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다 먹었을까'

는 읽어봤니~?

'싱아'가 우리 시골 말로

'삐비'라고 하더만~

요즘은 자꾸만 과거가 가물거리며

추억을 데리고 기억에서

사라져 가려고만 한다

그래서는 안되는데~~

초등학교 교정에도

아름드리 벚나무가 많았었는데

지금도 있을까나~?

언제 시간 되면 한번 찾아봐야겠다

친구야~~!

혹시 '웃교사'라고 기억나니~?

그때는 왜 그렇게 부르는지

몰랐는데 뒤에 생각해보니

위에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더구먼~~

솔직히 친구도 몰랐지~?

아니라고~?

에이 우리끼리 속이면 안 되지~~

아무튼 그곳에 한 아름을

벗어난 벚나무가 많았었는데

지금도 있을까~?

'싱아'는 정월 대보름날

지불놀이 불로 태워야

싱싱하게 많이 올라왔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구나

친구야~~~!

봄이 자꾸만 춤을 추며

하늘로 오르니

기온이 따라 올라간다

저러다 속치마 보이면 어쩔라고~~

벚꽃이 하나둘 꽃잎을 따서 뿌리면

연서가 되어 사방으로 내려앉아

봄의 손잡아 일으켜 세워서

자꾸만 기온을 올린다

아하~~

이렇게 봄이 깊어가는구나

봄은 벚꽃의 낟잎을 밟고

4월을 훌쩍 뛰어 넘기는가 보다

친구야~!

사월도 삼분의 일이 자랐구나

마음먹은 일들 고르게

이루길 빌고

이왕이면 봄의 향기에

함께 취해봤으면 싶다

공간과 시간은 달라도

벚꽃을 바라보는 감정은

서로 닮았으면 싶구나

오늘도 행복하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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