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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Sep 20. 2016

가을이 콕하고 점을 찍는다

함께 마중 갈까~?

친구야!

손가락에 침을 잔뜩 바른

9월이

파란 하늘 가운데

콕하고 점을 찍으니

가느다란 햇볕 줄기 타고

가을이

실금으로 내려온다

친구야~!

하얀 코스모스 한송이가

가냘픈 고갤 길게 빼어

한들거리며 내려오는

가을이를 마중 나간다

친구야

함께 마중 갈까~?

친구야~~!

바람이 살랑살랑

엉덩일 흔드니

푸른 이삭을 끄덕이며 졸고 있던

벼가

가을이의 발굴림에 깜짝 놀라

얼굴이 노랗게 익어서

풍요의 향기를

끄덕이고 있구나

친구야

함께 구경 갈까~?

친구야~~~!

길게 늘어선 벼이삭이

도미노로 익어갈 때

카메라를 들이밀던

억새가

가을 햇살에 엉켜버린

보라색 머리카락 몇 올을

술렁이며

9월의 아침을 밟는구나

친구야

함께 가을이 주으러 가볼까~?

친구야~~!

가을이 내리니

가슴이 울렁이지 않니~?

혹시 가을이

친구를 찾아오면

설레는 감정을 막지 말고

그냥 느껴봐

벼 이삭처럼 노르스름하게

익어갈 거야

가을은 익어가는 계절이잖아

친구야

우리 함께 익어볼까~?

친구야~!

가을 내려오니

조석으로 식어버린 햇살이

가슴을 꼬집어서

목이 아픈 친구들이 많은가 보다

함께 응원해 볼래~!

갈대도 보내줄게

친구야

힘내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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