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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Mar 19. 2017

설매화라 부르고 싶다

홍매화 그루터기에 앉아~~

친구야~!

설매화라 이름 하고 싶다

하얀 눈을 허리에 끼고

겨울왕국 엘사처럼

우아한 자태로

앉아 있는 모습이 참 곱구나

친구야~!

수년의 세월을 헤아리다

겹이 겹이 시간으로 꿰매고

서리서리 자연으로

얽어맨 수피를

곱게 깔고 괴인 설매화의 눈에서

엘사의 우아함이 읽힘은

겨울을 보내야 하는

계절의 아쉬움이 아닐까~~!

한층 얇아진 겨울의 아우성이

눈에 선하구나

친구야~~!

나무 허리 등에 감고

홍매화 한송이 곱게 피었구나

노란 꽃술에 햇살을 발라

행복을 유혹하고

붉은 꽃잎에 두근대는

심장을 새겨 넣어

그렇게 열정으로 살라며

활짝 웃고 있구나

친구야~~

홍매화 두 송이 나란히 그루터기 밟고 앉아

눈을 먹고 있구나

무슨 얘기가 저리도 맛있는지

붉은 얼굴 노랗게 질리도록

그렇게 웃고 있구나

끼어들어 몇 마디 나눌까 하다가

그냥

얼굴만 담고 말았단다

예쁘지~?

친구야~~

겨울의 두꺼운 창을 열어젖힌

부스스한 매화가

수줍게 오늘을 밀어 올리다

아직 떠나지 못한

겨울바람의 한기를 이기지 못하고

얇은 봄을 끄집어다 덮는다

친구야~~!

한 겹 또한 겹

억겁의 세월로 깍지 낀 껍질을

힘겹게 벌리고

감다만 하얀 머리를 모아내는

매화가 안쓰러운지

봄이

따사로움을 풀어서

포근게 감싸준다

친구야~~!

차가움이 많이 풀렸구나

포근한 봄기운을 끌어내는

그런 하루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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