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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Sep 18. 2017

그리움이 그림을 그린다

바다를 박박 문지르면

친구야~!

하늘이 그림을 그리는구나

흐릿한 구름으로

바다를 박박문지르니

지우개 부스러기로 잘게 부서져

항로가

돌아가는 시간이 다가오자

비행기가

기다란 궁둥이를 설설 흔들며

환희의 춤을

둥그런 바퀴가 밟고 지난 자리에

징검다리가 생겨나

그리움이 다가갈

활주로가 되는구나

뾰족한 활주로에

하얗게 달라붙은 시간을

꼼꼼하게 세어서 차비를 지불하고 나니

그리움이 희멀건 안갯속으로

잠겨 들어

비행기의 뒤뚱거린 환희가 멈춰지고

안개는 그리움을 뱉어내어

마음이 먼저 입 맞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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