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보물 9. 우주는 텅 비어 있다

우주(宇집 우宙집 주)는 말 그대로 시간과 공간의 집이다.

by 구범 강경수
KakaoTalk_20250530_130728429_03.jpg

우주(宇집 우宙집 주)는 말 그대로 시간과 공간의 집이다. 그리고 그 우주의 99.9% 이상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공간은 텅 비어있는 진공(眞空) 상태이다. 하늘을 쳐다보면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는데 진공이라니, 라는 의문이 쉽게 든다. 예를 들어보자.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Milky Way)에는 약 2,000억개의 별이 존재하고, 태양은 그 중의 하나일 뿐이다. 크기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변광대하다. 그런데 지구 질량의 30만배나 되는 그 태양을 손톱 크기의 1cm로 줄인다고 가정하면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이 약 300km 떨어져 있다. 우주가 정말로 얼마나 크며, 사실상 텅 비어있는 진공 상태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는가? 양자역학적으로 살펴봐도 원자핵과 전자 사이는 진공 상태다.


그런데 그 텅 비어 있는 진공으로부터 모든 존재들이 생겨난다. 불교에서 말하는 그대로 “진공묘유(眞空竗有)”다. 그래서 그 진공을 꽉 찬 허공(虛空, Emptiness)이라고도 한다.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무(無, Nothing)와는 다른 상태다. 현대과학에 의하면 그 진공 속에는 강력한 전자기적 특성을 띠고 있으며,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힉스(Higgs)입자의 결합 메카니즘에 의해 물질이 생겨난다. 부처가 4500여년전 말한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을 현대과학이 증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성철(性徹, 1912~ 1993) 스님은 생시에 ‘불교(佛敎)는 양자(量子)다’라는 법문을 신도들에게 설하곤 했다.

『도덕경』 4장에서도 “도충(道沖) 이용지혹불영(而用之或不盈)” 즉 ‘도는 텅 비어있다. 그러나 아무리 퍼내어 써도 고갈되지 않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도는 진공의 우주 또는 그 작용, 상태라고 볼 수 있고, ‘불영(不盈)’은 채울 수가 없다는 뜻인데, 고갈되지 않는다고 의역(意譯)해도 맥락은 서로 통하고 오히려 더 쉽게 와 닿는다.


무변광대한 우주는 이렇게 진공 상태로 텅 비어있지만, 그 안의 생성 작용은 무한하고도 신비롭기 그지없다. 동양에서는 인간을 소우주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우주를 닮은 인간도 이렇게 텅 비어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진공의 우주가 2000억 개의 별을 생성해 품고 있듯이 우주를 닮은 인간도 안으로는 수천 억 개의 세포를, 밖으로는 빛나는 별과 같은 인류문명을 만들어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주를 닮은 나는 과연 누구인가? 또 꽉 찬 허공이라니, 알 듯 모를 듯 신비롭다. “진공묘유(眞空竗有)”. “도충(道沖)”


“리더로서 나는 다른 사람들을 담을 수 있도록 텅 비어 있는가? 아니면 나의 주장과 신념으로만 꽉 차 있는가?”



� 라이브클래스 [로꾸꺼 스튜디오] 라방 안내

매주 수요일 밤, 무료로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라이브 공간이 있습니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6.4) 밤 10시 – 성장의 나침반

매월 셋째 주 수요일(6.18) 밤 10시 – 지혜의 산책


아래 버튼을 눌러 구범 강경수의 [로꾸꺼 스튜디오]로 방문해 신청해주세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꾸꺼 스튜디오 바로가기


구범 드림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고교친구들과 예산에 가서 수덕사랑 문화유산 답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