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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10. 너무 밝은 빛은 눈을 상하게 한다

‘화광동진(和光同塵)’의 뜻을 이순의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되다니

by 구범 강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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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인간을 만든 것일까? 인간이 신을 만든 것일까? 어쨌든 지금은 신을 믿는 이들이 예전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많다. 그런데 하나님, 부처님, 상제님 등 뭐라고 부르든 도(道)는 전지전능한 신을 닮았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상무위(道常無爲) 이무불위(而無不爲)”라고 했다. 즉, ‘도는 늘 아무 것도 행함이 없지만, 그러나 하지 않음이 없다’고 했다. 하나님은 아무 말도 없고 하는 일도 없는 것 같지만, 삼라만상을 모두 다스리고 있는 이치와 같다. 그런 무위자연(無爲自然)에 가까운 삶을 살아야 마땅하건만 아직도 아둔한 미명의 존재인지라 이렇게 삶의 흔적을 남기려 한다.“

-구범 강경수 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는 청춘일기』 12p


수 년 전 출간한 저자의 졸저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노자는 그런 도의 완전한 구현체가 자연(自然)이고, 불완전한 인간으로는 성인(聖人)이 도(道)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사람으로 보았다. 그래서 성인인 황제는 무위(無爲)의 통치를 꿈 꾼 것이다.


『도덕경』 4장에 보면 도의 작용에 대해 설명한다. “좌기예(挫其銳) 해기분(解其紛) 화기광(和其光) 동기진(同其塵)” 즉 ‘날카로움은 무디게 하고, 얽힘은 풀어내며, 빛은 부드럽게 하고, 티끌과 하나 되게 한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과 잘남을 뽐내며 점점 날카로워지며, 세상사는 점점 얽히고 꼬여가기 마련인데, 그 날카로움은 꺾어 무디게 하며, 실타래처럼 꼬인 세상사는 술술 풀어내다니... 그 사람이 바로 성인이 아니면 누가 성인일까? 너무 환하고 밝은 빛은 사람의 눈을 상하게 할 수 있는데 그 빛을 중화시켜 부드럽게 만들며, 티끌같이 잘 난 게 하나도 없는 낮은 사람들과 하나로 동화되다니... 이 또한 예수나 부처와 같은 성인이 아닌 일반 중생으로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학창시절 붓글씨 전시회에 가보면 벽에 걸려있던 액자 속의 ‘화광동진(和光同塵)’의 뜻을 이순의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되다니, 이렇게 배움에 게을러서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는지... 이제라도 도를 조금씩이나마 알아가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여생의 한 순간이라도 밝은 빛은 부드럽게 중화시키고 티끌과 하나 되는 삶 살 수 있기를 바라본다. 창 너머 유월의 숲이 바람에 살랑살랑 기뻐 화답이라도 하는 듯하다.


“주위에 말없이 무던하게 있으면서도 현안은 잘 풀어내며, 그러면서도 티내지 않고 항상 낮은 곳으로 임하는 그런 리더 혹시 주위에 못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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