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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20. 아기들은 울어도 목이 상하지 않는다

『도덕경』 10장에 “전기치유(專氣致柔) 능여영아호(能如嬰兒乎)”

by 구범 강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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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한국리더십센터 동료교수 몇 분과 한강 고수부지에서 놀면서 “나는 동물의 세계를 보면 상위 포식자의 먹이가 되어 자기의 살점이 뜯겨져 나가는 데도 태연하게 있는 동물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더니, 한 교수가 말하기를 ”나는 요즘 기적수업을 공부하고 있는데, 예수는 죽을 때 고통을 느끼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죄책감이 없으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답니다“라고 했다. 그 순간 멍해졌다. 대략 10%정도는 이해가 되는데 나머지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래서 다시 보충 질문을 해봤지만, 그 교수도 더 이상은 자기도 모르고, 답변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 후 이 두 가지 화두에 대한 답을 찾게 되는 일이 생겼다. 어느 날 오전 강의 후 점심을 먹고 강의실에 남아 성형외과 의사가 쓴 유명한 자기계발서인 『맥스웰 몰츠의 성공의 법칙』을 다시 읽는데 이런 구절에 눈이 확 떠졌다. “과학적인 실험에 따르면 우리 신체의 근육이 완전히 이완된 상태에서는 두려움, 분노, 걱정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가 없다고 한다. 두려움, 분노, 걱정 등을 느끼는 까닭은 어떤 동작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층에서 떨어지는 아기는 떨어진다는 사실 조차도 인식 못하고, 전혀 저항을 하지 않으니까 근육이 완전히 이완된 상태다. 그래서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고, 하나도 다치지도 않고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떨어진다는 의식을 갖고 살려고 발버둥 치면 누구나 근육이 경직되고 따라서 두려움이 생겨나고 크게 다칠 수밖에 없다. 아기는 의식조차 못하니까 그렇고, 동물들은 자연의 섭리에 자신을 다 맡겨버려 그런 것이 아닐까? 또, 예수는 지상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버려서 그런 것은 아닐까?


『도덕경』 10장에 “전기치유(專氣致柔) 능여영아호(能如嬰兒乎)”라는 말이 나온다. ‘오로지 온 기를 하나로 모아 부드럽게 하는데 있어서 능히 갓난아기처럼 할 수 있는가?’라는 뜻이다. 정말 부드러운 아기들은 딱딱한 어른들과 다르다. 호흡도 단전호흡이 절로 될 뿐만 아니라 머리 정수리 부분인 백회가 열려 들락날락 숨을 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절로 되고 있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상태가 바로 ‘무위(無爲)’이다. 아기들이 아무리 울어도 목이 상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무위로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을 해도 지치지 않는, 즉 무위로 돌아가는 조직은 없을까? 그런 조직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지휘하는 리더는 없을까?”


『21세기 노자 산책』은

『도덕경』 81장 속 보물 같은 구절들을 오늘의 언어와 감성으로 풀어낸 고전 산책 에세이입니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는 쉼표가 되고,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는 물 흐르듯 나아가는 길이 되어줄 것입니다.

특히, 전문 CEO에게는 **무위경영(無爲經營)**의 깊은 통찰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구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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