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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22. 공자는 매화를, 노자는 매실을 좋아한다

『도덕경』 12장 “위복(爲腹) 불위목(不爲目)”

by 구범 강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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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자본주의 물질문명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갖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이다. 나아가 아무리 많이 가진 사람일지라도 더 갖고 싶은 한없는 인간의 욕망 또한 부인키 어렵다. 그래서 더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갖게 되면 우리는 만족할까? 대부분 말로는 어느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남들 앞에서는 겸손한 말로 포장하지만 막상 더 가질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


『도덕경』 12장에서는 ‘너무 아름다운 빛은 눈을 멀게 하고, 너무 아름다운 소리는 귀를 멀게 하며, 너무 맛있는 음식은 입을 상하게 하다’고 한다. 또한 ‘구하기 힘든 재화는 사람을 현혹시켜 방해하다’고 한다. 그래서 성인은 “위복(爲腹) 불위목(不爲目)” 즉 ‘배를 위해야지 눈을 위해서는 안 되다’고 충고한다. 우리 몸의 중심인 배는 어떤가? 어느 정도 채워지고 나면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린다고 해도 무한정 더 먹을 수도 없다. 거기에 비해 눈은 어떤가? 이것을 갖고 나면 저것이 갖고 싶고, 또 저것을 갖고 나면 또 다른 것이 갖고 싶다. 욕심에 끝이 없다. 만족을 모른다. 그것이 눈이다.


매화와 매실이 있다면 공자와 노자는 각각 어떤 것을 취할까?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강조하는 공자는 명분을 앞세우므로 매화를 취할 가능성이 높고, 거기에 비해 실리를 중시하는 노자는 매실을 취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도덕경』 3장에서는 “허기심(虛其心) 실기복(實其腹)” 즉 ‘마음은 좀 비우고 배를 채우라’고 하더니, 12장에서는 다시 “성인(聖人) 위복(爲腹) 불위목(不爲目)” ‘성인은 눈을 위하지 말고 배를 위하라’고 말한다. ‘등 따시고 배부르면 그만이다’던 옛 어른들의 말씀이 떠오른다.


노자는 정말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백성들의 진정한 행복에 관심이 많았던 현자였던 것 같다. 아직도 백성들의 굶주린 배도 채워주지 못하는 북녘을 생각하니, 5천년 배고픈 가난의 역사를 끊어내고 이렇게 세계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준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위대한 지도자들에게 무한 감사한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한때 어느 리서치에 의하면 ‘오너의 과시욕’이 기업이 망하는 원인 1순위로 올라온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노자의 가르침과 어떤 관련이 느껴지는가?”


『21세기 노자 산책』은

『도덕경』 81장 속 보물 같은 구절들을 오늘의 언어와 감성으로 풀어낸 고전 산책 에세이입니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는 쉼표가 되고,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는 물 흐르듯 나아가는 길이 되어줄 것입니다.

특히, 전문 CEO에게는 **무위경영(無爲經營)**의 깊은 통찰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구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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