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시에나에서는 모든 길이 캄포 광장으로 통하는 것 같았다. 높은 성곽과 성벽이 미로처럼 이어진 길을 따라 가면 캄포 광장이 나온다.
높게 세워져 있는 만자의 탑을 향해 기울어진 부채꼴 모양의 광장에서 여행자들은 날씨가 좋을 때면 눕거나 앉아서 여유를 즐기며 여행의 피로를 잠시 잊게 된다.
만자의 탑(Torre del Mangia)
피렌체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 걸려서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도시 시에나에 도착했다. 잔뜩 흐려진 날씨에 인적마저 드문 회색빛 도시의 모습이 마치 중세 배경의 영화 세트장에 들어선듯한 느낌까지 주었다.
길을 따라 마침내 탁 트인 캄포 광장에 도착했다. 푸블리코 궁전과 만자의 탑을 중심으로 기울어진 광장 주변에는 많은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도심에 보이지 않던 관광객들은 모두 여기 모여있는 것 같았다. 흩뿌리기 시작하는 비 때문인지 광장 안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주변 카페에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비로 인해에 예정보다 일찍 피렌체로 돌아가야 해서 많이 아쉬웠다. 또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돌아가는 버스에서 생각해 보았다.
날이 푸르른 날 다시 갈 기회가 있다면 캄포 광장에 누워 하늘과 구름 그리고 한 잔의 맥주를 즐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