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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이탈리아!

2018 이탈리아 : 집으로 가는 길

by 금선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전날 베네치아를 떠나 오후에 밀라노에 도착한 우리는 시간 관계상 밀라노 대성당만 보러 갔다가 저녁을 먹고 호텔에 돌아와 쉬었다.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밀라노 대성당


호텔 조식 2차는 처음이야!

우리가 숙박한 호텔은 중앙역에서 가까운 '마르코니 호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은 4성급 호텔이었다. 아침에 중앙역 앞에서 말펜사 공항행 버스를 타야 해서 중앙역에서 가까운 호텔을 예약했다. 모든 고객에게 기본적으로 조식이 포함되어 있었고 1박에 120유로 (156,000원) 정도였다.

마지막이라 좀 비싸도 좋은 숙소에서 쉬자고 생각했다.

사실 가장 비쌌던 숙소는 포지타노였지만...


캐리어를 챙겨 두고 우리는 조식을 먹으러 갔다. 조식이 기본으로 포함되어서 인지 룸키나 명단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아침에 출발하는 나와 달리 딸은 오후 비행기라서 천천히 먹어도 되지만 나를 배웅해주려고 최대한 빨리 아침을 먹고 호텔을 나섰다.


"안녕~ 엄마 조심히 돌아가." " 응. 일주일 후에 보자."

딸은 빈으로 돌아가 짐을 챙겨 일주일 후에 한국으로 들어 올 예정이었다. 짧은 이별을 기약하고 공항행 버스를 탔다.

잠시 후 호텔 룸에서 좀 더 쉬다가 체크아웃은 나중에 한다던 딸에게서 카톡이 왔다. "마미~ 나 조식 2차 하는 중이야!"

응? 이건 무슨 얘기지? 어쩐지 명단 확인을 하지 않더니...

조식이 좀 모자랐는지 다시 가서 케이크랑 쿠키, 커피 등 디저트 타임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호텔 조식 2차 한 사람은 네가 처음 일거다. ㅋㅋㅋ



집으로 가는 길

중앙역 옆쪽에서 말펜사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편도 8유로이고 공항까지는 약 1시간가량 걸렸다.

2시간 40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국제선은 보통 3시간 전에 수속이 시작되는데 왜 그런지 카운터가 열리지 않아 줄을 선 채로 한참을 기다렸다. 1시간 30분 남겨두고 겨우 수속이 시작되었다. 출국 심사대에서 면세 구역 가는 거리도 너무 멀었고 사람들도 많아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겨우 출국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일찍 수속하고 라운지에서 좀 쉬려고 했는데 시간이 별로 없다. 잠시나마 라운지에서 쉬었다가 탑승을 하러 갔다.

밀라노 중앙역
말펜사 공항 카운터


밀라노에서 모스크바까지 3시간 반 비행 후 공항에서 4시간 정도 머물면서 환승을 해야 한다. 남편에게 선물할 보드카만 한 병 사고는 라운지에서 또 대기를 했다.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역시 맥주가 진리다. 모스크바 공항 라운지에는 안주로 닭다리와 여러 종류의 감자칩이 있었다. 대박이다!


남편 선물로 보드카 구입
모스크바 공항 라운지

모스크바에서 8시간 반을 더 날아가 다음날 오전 인천에 도착했다. 인천 공항에서 직통 열차로 서울역까지 50여분,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를 타고 3시간을 가야 하는 장장 20시간이 넘는 여정이 끝나고서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 멀고 먼 유럽이다.




2주 전 이탈리아에 첫걸음을 내디딘 게 엊그제 같은데 또 혼자서 귀국길에 올랐다. 13박 15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버린 것 같다.


어디를 가도 고대 유적 안에 있는 것 같은 도시 로마, 나폴리의 빈티지한 골목, 포지타노의 눈부신 햇살과 바다, 중세의 모습과 문화를 간직한 피렌체의 거리, 산 마르코 광장과 운하의 베네치아,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준 베로나 등 소중하고 좋았던 모든 순간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이 나라를 떠나는 것이 너무나 섭섭했다.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상 가지 못한 곳도 많아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다음에 꼭 다시 오리라 기약하며 작별인사를 건넨다.

안녕 이탈리아! Ciao IT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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