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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마도 여행 1편

전갱이 튀김 테이크 아웃되나요?

by 금선


9년 만의 이즈하라 여행

우리의 마지막 대마도 여행은 2018년 여름휴가 때였다.

다른 사람 없이 남편이랑 둘이서 가게 되어서 9년 전 추억도 되살릴 겸 히타카츠가 아닌 이즈하라로 가기로 했다.

대마도엔 여러 번 갔었는데 매번 가까운 히타카츠로 갔고 이즈하라는 첫 번째 대마도 여행 때 말고는 가지 않았었다.


원래라면 부산 이즈하라 왕복 탑승권 가격이 16만 원이지만

미리 탑승권을 예매하여 1인당 5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단... 낚시석은 할인이 안되므로 낚싯대를 가지고 올 수 없어서 줄낚시 몇 개만 가방에 넣어서 왔다.


9년 전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예약한 숙소는 시내 중심인 티아라 몰 근처에 새로 지어진 토요코인 호텔.

역시 사이트에서 미리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었다.

시설도 깨끗하고 위치도 좋았고 직원들도 다들 친절했다.

위치와 시설 모두 만족했던 토요코인 호텔

오전에 도착해서 호텔 로비에 짐을 맡겨두고 시내로 나섰다.

몇 시간 여유가 있으니 잠시 낚시를 할까 했는데...

지난번에 왔을 때 있었던 낚시점이 보이지 않았다. 시내를 다 돌아다니면서 찾아보고 구글맵을 뒤져봐도 낚시점이 없었다. 미끼가 없는데 낚시를 어떻게 하지?ㅠㅠ


일단 호텔 근처 티아라 마트에서 점심이나 먹으면서 생각해 보기로 하고 마트 내에서 파는 회와 초밥을 사서 건물 안에 있는 테이블에서 먹었다. 음... 맛이 너무나도 없었다.

지난번에 괜찮았는데 왜지? 그땐 겨울이라서 그랬나?

맛있어 보이는데... 회는 무르고 생선 초밥은 비리고...

역시 낚아서 먹어야 하나보다. 미끼는 어디서 구하지?


그때 남편이 좋은 생각을 해냈다. 마트에서 팔고 있는 생새우를 사서 미끼로 쓰는 게 어떨까? 오케이!

생각보다 낚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대로 미끼의 역할을 잘 해내었다.

잠시 낚시를 하고 체크인을 한 다음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즈하라의 선술집

오기 전 검색에서 본 아즈하라의 족발 구이를 먹어보고 싶어서 지도를 보며 찾아간 골목 구석에 위치한 선술집.

입구에 붉은 등이 달려있고 TV에서 보던 작은 선술집 같은 분위기에 맛집 같다며 설레발을 쳤다.

막상 문을 열고 보니 안에는 현지인들이 가득 들어차 있고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리고 외지인들에 대한 왠지 모를 경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여긴 안 되겠다...


이제 어디를 갈까? 헤매다가 찾아간 어느 식당.

여기도 작은 선술집 같은 곳인데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주인인 듯한 젊은 남자가 주방에서 나와 맞이해 주었다.

일본 느낌의 가게 분위기

메뉴를 보니 전갱이 튀김이 있길래 생맥주와 전갱이 튀김, 그리고 닭튀김을 안주로 주문했다.

일본말로는 '아지후라이'라고 부르는 전갱이 튀김은 전갱이를 포 떠서 튀긴 음식인데 생선을 좋아하는 남편이 전부터 한번 먹어보고 싶어 했었다.


닭튀김과 전갱이 튀김

손님도 없는데 안주 나오는 시간이 한참이나 걸렸다.

안주는 모두 맛이 있었는데 역시 기대했던 대로 전갱이 튀김 맛이 일품이었다.

그런데 생맥주 맛이 좀 상한 것 같았다.

장사가 안돼서 그런 건지 여름이라 상한 건지...

그냥 병맥주를 주세요. 주문을 하니 병맥주는 안 판다며 그냥 생맥주를 마시란다.


젊은 남자가 주인이었는데 뭔가 불만이 있는 듯 불친절하고 말투도 퉁명스러웠다. 일본 사람들은 친절하다더니... 그렇지도 않네. 대마도 사람들만 그런 건가?...

그러고 보니 9년 전에 왔을 때 한국인이라고 식당에서 쫓겨난 적도 있었지...ㅠㅠ


결국 기분이 상한 우린 그냥 호텔로 돌아가서 가져간 소주와 마트에서 산 어묵 안주로 한 잔을 했다.


"그 집 전갱이 튀김은 정말 맛있었는데... 생맥주는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아. 어쩌지?" "그럼 테이크 아웃을 해와서 먹자!"


다음날 둘이서 의논을 하고 다시 그 식당으로 갔다.

"전갱이 튀김 테이크 아웃되나요?" "안돼요!"

가게에서 먹지 않으면 절대 팔 수 없다고 버럭 화를 내었다.

뭐라고 소리까지 지르며 성을 낸다.


이번에는 페트병으로 가져간 소주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아... 그냥 호텔에 뭐라도 사가서 술 마시는 게 낫겠다.


아... 이즈하라와 우리는 안 맞는 거 같아.


같은 대마도라도 히타카츠에선 이런 일이 없었는데

유난히 이즈하라 사람들은 한국인에게 불친절했다.

운이 나쁘게도 우리한테만 그런 건지...

암튼 거리도 멀고 다음엔 이즈하라에 오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런데 이것이 마지막 대마도 여행이 될 줄 그때는 몰랐었다.


다음 편엔 낚시터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써 생각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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