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Talking 3 : 꽃길

by 청사

Are you a civilized man or an uncivilized man?

어젯밤 딸아이와 함께 꽃길을 걸었다.

어둠 속에서 삐져나오는 아름다움을 갖고 싶어

손을 쭉 뻗어 꽃에 살짝 접촉했다.

“아빤 야만인”

“비가 한번 내리면 끝이야. 좀 더 오래 볼 수 있도록...”

“역시 문명인이 아니야”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엄마, 아빠가 꽃을 꺾으려고 했어”

“뭐, 너희 아빠, 교수 맞아”


산행을 하다 길가에서 웃는 나팔꽃이 너무 아름다워

뿌리째 파서 화분에 심었지만 실패하여

직접 사냥하는 감상법은 포기했다.


그 후 꽃을 감상하기 위해

보기만 하거나 심어 키우거나

사서 꽂아 놓거나 하는 방법을 썼다.


그러나 유혹 속으로 빨려 들어간 그 밤은

꺾어서는 안 된다는 자발적 울림과

보기만 해야 한다는 격리된 눌림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다.

아쉬움을 해소하고

꽃에 흠뻑 취하기 위해서

출근할 때 자동차 대신에 두 발을 선택했다.


어제 눈을 빼앗은 꽃은 만개를 했고

지나는 나에게

미수범이라고 꽃잎을 마구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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