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그렇다면 발길을 옮겨

by 청사

편지(便紙)는 써야 시작되고 보내야 성립되며 받아야 맛이 난다. 편지는 ‘안부 등을 적어 보내는 글’을 함의하고 있다. ‘종이에 마음을 담아 보내는 글’이라는 말로 다가왔다. 그것은 쓰고 싶은 마음이 있고, 받을 수 있는 상대방이 있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글이기에 좋다.

그러나 세상에는 보내는 편지도 있지만 보내지 못하는 편지도 있다. 거기에는 각각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종이에 마음을 담은 글을 보내지 못해 성립되지 못하고 형식을 갖추지 못해 나뒹구는 편지 몇 편을 간직하고 있다. 쓰고 싶어 썼고, 받을 수 있는 상대방도 있지만 거기에서 멈춘 불완전한 편지였다.

애당초 보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거기에는 전달하고 싶은 애절한 마음이 있었고, 동시에 반향에 대한 거친 불안감이 있었다. 상대방에 대한 고백을 자신에게 함으로써 그 생명이 다하는 것이었지만 영원불변성의 내용을 가진 편지였다. 오로지 자신만이 간직해야 했고,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속 시원하게 마음이 가는 대로 쓴 자유를 가진 편지였다.

<자유를 가진 편지 1>

「탄탄한 매력에 빠져 행복합니다.

가끔은 과하거나 혼란을 야기하고 싶습니다.

이전에도 만난 적이 없었고,

이후에도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초초함이 쌓입니다.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빼곡하게 새기고 있습니다. 」


<자유를 가진 편지 2>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을 보내야 하는 운명에 놓였습니다.

임의가 아니라 의무로 왔습니다.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따듯함과 선선함이 흥분하는 아주 좋은 날

어떻게 좋아해야 할지

눈을 감고 있습니다.」



<자유를 가진 편지 3>

「あいたいよ‼

だったらあしを運べ‼ 」

보고 싶다!!

그렇다면 발길을 옮겨!!


보낼 수 없는 편지가 있듯이 다가갈 수 없는 발길도 있다. 그 모두를 갖은 사람이 있었다. 그것을 행복이라고 표현한다면 미친 사람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불리고 싶었고, 그렇게 불러 달라고 하고 싶었다. 보낼 수 없는 편지와 다가갈 수 없는 발길은 다름 아닌 나의 분신이었다.

세상에는 마음을 몰래 가지고 가거나 빼가는 자가 있다. 남의 마음을 무상으로 가지고 가 자신 속에서 살도록 했기에 도둑놈이 된다. 그러나 무죄라고 강하게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좋아하고 매료된 대가로 무척이나 아픈 상처로 때우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마음을 스스로 가지고 가게 하거나 떼어가도록 하는 자가 있다. 의도적으로 마음을 가져가도록 했기에 눈을 뜬 방조범이다. 그러나 처벌하라고 하지 못한다. 이미 걸린 올가미의 존재가 절대성을 가진 ‘님’이기 때문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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