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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Talking 4 : 자전거

by 청사

『자전거』


두 발로 가는 운명이라

한 발로 가면 위험하고

세 발로 가면 웃는다


밟아야 가는 숙명이라

밟으면 힘이 들고

밟지 않아도 가면 웃는다


탐으로 이어지는 연명이라

앞에 타면 미숙하고

뒤에 타면 웃는다


앞으로 가는 천명이라

옆으로 가면 당황하고

뒤로 가면 웃는다


알 수 없는 신명이라

오르막이면 찡그리고

내리막이면 웃는다


동행하는 생물이라

혼자 타면 외롭고

둘이 타면 웃는다


행로의 좌우명이라

잘못 가면 넘어지고

잘 가면 웃는다


자전거라는 본명은

삶의 애증을 담은

까칠한 님 같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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