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두 발로 가는 운명이라
한 발로 가면 위험하고
세 발로 가면 웃는다
밟아야 가는 숙명이라
밟으면 힘이 들고
밟지 않아도 가면 웃는다
탐으로 이어지는 연명이라
앞에 타면 미숙하고
뒤에 타면 웃는다
앞으로 가는 천명이라
옆으로 가면 당황하고
뒤로 가면 웃는다
알 수 없는 신명이라
오르막이면 찡그리고
내리막이면 웃는다
동행하는 생물이라
혼자 타면 외롭고
둘이 타면 웃는다
행로의 좌우명이라
잘못 가면 넘어지고
잘 가면 웃는다
자전거라는 본명은
삶의 애증을 담은
까칠한 님 같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