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Talking 6 : 어느 날

어느 날을 선택한 적이 없습니다.

지나면 어제이고

지나가면 오늘이고

지나지 않으면 내일입니다.

천명을 거부한 적이 없습니다

인정하면 운명이고

짊어지면 팔자이고

따르면 숙명입니다.

삶을 저주한 적이 없습니다.

엉켰으면 추억이고

딛고 있으면 살아있음이고

향하면 희망입니다.

진정성을 숨긴 적이 없습니다.

슬프면 울고

즐거우면 웃고

화나면 분노합니다.

사람을 속인 적이 없습니다.

만나면 좋아하고

헤어지면 아쉬워하고

돌아오면 기뻐합니다.

세월을 원망한 적이 없습니다.

빨리 가면 보지 않고

늦게 가면 놓아주고

가지 않으면 보냅니다.

시간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늦으면 재촉하고

정각이면 바라보고

빨리 가면 기다립니다.

나를 놓은 적이 없습니다.

아침이면 깨어나고

낮이면 노동하고

저녁이면 쉽니다.

너를 버린 적이 없습니다.

안 보면 보고

보면 또 보고

보고 싶으면 안달합니다.

산 날과

살고 있는 날과

살아갈 날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 어느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