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봄과 첫 키스를 해보셨나요?
한 달에 두 번 찾아가는 호숫가의 카페 '코티지'에 홍매화가 피었다.
그 카페의 진입로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주차장 끝에 서있는 나무가 홍매화 나무다.
지난주에 만났을 땐 붉은 진주 같은 꽃봉오리를 잔뜩 달고, 곧 터질 듯 나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오늘 그 꽃 몇 송이가 꽃봉오리를 활짝 열고 노란 꽃술을 드러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고 향기도 맡고 잘생긴 수형에 대하여 칭찬도 했다.
나뿐 아니라 여러 회원들이 "어머, 어머~~~" 하면서 모여들었다.
모두 나처럼 똑같이 사진 찍고 향기 맡고, 조금 떨어져서 그 나무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카페 사장님도 홍매화 나무아래로 서둘러 왔다.
"밤온도가 갑자기 떨어져서 꽃잎이 상했네요." 하면서 아쉬워했다.
으레 일찍 피는 봄꽃들이 겪어야 할 냉해몸살을 어쩌겠나!
새봄이라고, 나 먼저 뽐내다가 된서리 맞는 걸.......
나는 이 홍매화가 봄이 다 갈 때까지 천천히 피고 졌으면 좋겠다.
이 나무아래를 지날 때마다, 눈을 감으며 발 뒤꿈치를 세우고 턱을 살짝 들면서 매화꽃 향기에 이끌리는 발레리나처럼 걷고 싶다.
모두들 카페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나 혼자 남아 활짝 핀 홍매화 겹꽃송이에 입을 맞췄다.
노란 꽃가루가 나의 입술에 묻고, 크림색 커피잔에도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