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수분 Mar 09. 2024

모악산(2024.03.08)

- 아직 잔설이 남았다.

위치 ; 전북 완주군 구이면, 김제시 금산면

높이 ; 793.5m

특징 ; 1971년 도립공원지정. 100대 명산

동행 ; 우정, 희정, 삐삐, 나

코스 ; 구이~상학~무제봉~원점회귀

소요시간 ; 3시간




우정이는 바쁘다.

산에 가기 전 업무를 한 가지 처리하고 산에 다녀와서 학생을 가르치러 간다고 했다.

저녁때는 우리 넷이서 공연관람을 갈 계획이다.


모악산은 30분쯤 운전해 가면 만나는 우리 지역의 명산이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핑하니 다녀올 수가 있다.

짧은 거리로 2.7킬로만 오르면 정상에 갈 수도 있다.

오늘도 금요일 빈시간을 이용해 잠깐 다녀온 참이다.


오전 10시가 다 돼 등산로 초입에 들어섰다.

등산객이 많지 않은 상학코스로 접어들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능선에 올랐다.


바람이 제법 싸늘한데 삐삐샘은 연신 '아! 시원해'를 연발한다.

난 '겨울은 갔다'는 생각 때문에 가벼운 차림을 하고, 여벌옷도 챙기지 않아서 불쌍했다.

아직 잔설이 남아있어서 미끄러운 구간도 있었다.

환절기 산행은 두 계절의 옷을 꼭 챙겨야겠다고 반성했다.

삐삐샘의 여벌 바람막이를 얻어 입어서 떨지는 않았다.


커피와 주스와 치즈, 젤리를 나눠 먹으며 정상 바로아래 무제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오늘은 정상에 오르지 않기로 했다.

오후 일정이 정해져 있어서, 하산하면 점심까지 함께 먹고 헤어지기로 했기 때문에.


대원사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하산길에 우정, 희정 자매의 지인 아저씨를 만났다.

'대화지옥'에 빠질 우정을 구하려고 우리는 하산길을 다시 상학으로 돌렸다.


모악산은 도시에서 근접거리에 있는 산이라 지인을 만나는 일은 흔하다.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자주 만날 수 있고 두세 팀 만날 수도 있다.

문제는 피로감에 있다. 인사 나누고 헤어지면 좋은데 동행을 자처하며 말씀으로 공격이 시작되면 망한 날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12시 40분이다.

우린 모악산 주변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산아래 맛집을 잘 모른다.

상가의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고 썰렁하다.

영업하는 집을 찾아 들어갔는데 뜻밖에 대만족이었다.


등산 후 국룰 파전, 따뜻한 생두부, 제육볶음, 쌈채소, 겉절이 김치, 막걸리 한잔......

운전을 하지 않았던 나는 달달한 막걸리를 두 잔 마셨다.

산행 아니어도 외식할 때 여기로 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네 사람이 모두 엄지 척!!!


각자 시간을 보내고 오후 7시 30분, 전주시립교향악단 콘서트장에서 다시 만났다.

우아한 모습들을 보자니, 아까 등산복 입고 막걸리 짠~하던 아줌마들하곤 사뭇 다른 귀부인?





매거진의 이전글 서울의 산(2023.11.1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