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는 길이 참 예뻤다!(2024. 10. 9~10)
일시 ; 2024.10.9~10
장소 ; 충남 청양 칠갑산(561m), 충남 보령 오서산(790.7m)
동행 ; 우정, 희정, 나
칠갑산
오전 8시 30분에 우리 동네에서 출발!
사다리타기로 운전할 사람을 정했다.
희정이 당첨 됐지만 내가 최근에 SUV차를 새로 사서 운전을 자처했다.
그동안 함께 나들이 다닐 때는 우정이가 늘 애써준 것이 새삼 고마웠다.
앞으로는 사다리타기로 정하는 걸로!
차에서 나눠 먹으려고 아침 일찍 간식들을 준비했다.
우정이는 언제나처럼 커피를, 나도 단호박을 찌고 감자호박전을 부쳐서 먹기 좋게 썰어 담았다.
마트에 잠깐 들러 물과 몇 가지를 사서 싣고 진짜로 출발!
달리는 차창밖으로 황금들판이 쫘-악 펼쳐진다.
세 사람 모두 와-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넓은 평야에도, 산자락 다랑논에도 어디를 가나 샛노란 벼논이 시야에 들어와서 우리는 쌀부자가 된 듯 흐뭇했다.
한 시간 반쯤 달려 칠갑산 광장에 도착, 주차.
산길을 한참 올라왔으니 최단코스 산행이 될듯하다.
정상까지는 왕복 6.4km에 산길은 비단길이다.
오래전에 유행했던 노래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칠갑산 산마루에~~"
여기 나오는 칠갑산 산마루를 자꾸 두리번거리며 걸었다.
진입로에는 <어머니의 길>이 조성돼 노래비, 호미든 여인상, 몇몇 조형물이 서있다.
조금 위쪽에는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도 유명한 곳인 것 같다.
워낙 길이 넓고 평탄해서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은데, 배낭매고 양손에 스틱까지 쥐고 가는 우리들이 뻘쭘했다.
길가엔 때늦은 물봉선꽃이 반갑고, 하얀 구절초도 이따금 무리 지어 피어있다.
단풍나무잎이 어찌나 푸르고 싱싱한지 봄인가? 싶었다.
언제 단풍 들래?
<자비정>이라는 정자를 지나 긴 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조망이 되지 않아 조금 답답했다.
정상에 올랐어도 조망은 트이지 않았다.
줄지어 사진을 찍고 1.1km를 더 걸어서 <삼형제봉>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산책인지 산행인지 성에 안 차서 정상을 지나 삼형제 봉에서 점심을 먹었다.
밥, 게장, 표고버섯들깨탕, 열무갓김치, 자두, 파인애플, 사과, 맥주.
하산 후에 오서산 휴양림에 가서 저녁을 잘 차려 먹을 거니까 점심은 간단히?
칠갑산을 내려와 성당에 다니는 우정, 희정이 원하는 성지를 찾았다.
천주교에서는 유명하고 업적이 크신 분, 최양업신부의 생가터와 박해받은 교도들의 무덤이 있는 다락골을 방문했다.
두 곳 모두 아름다운 성당이 지어져 있어 조용히 둘러보고 우리는 숙소로 향했다.
보령 오서산 휴양림으로 가는 길, 석양에 빛나는 황금들판이 하늘에 닿을 듯 부풀고 있다.
휴양림으로 오르는 길가에, 푸른 저수지가 산과 하늘을 가득 담고도 시침 뚝 떼는 듯 고요하다.
이런!
저녁상에 올릴 "반주"가 없다.
차를 되돌려 넉넉히 장만해 갖고 또 저수지를 보고 휴양림에 들었다.
잘 차려 먹고, 잘 씻고, 잘 자고......
오서산
정상 부근이 가을억새로 유명한 산이다.
우리는 이번에 정상에 가지 못했다.
한 시간이면 다녀오는 월정사까지만 산행을 했다.
월정사는 소박한 암자에 보살님 모녀가 살고 있는 곳.
붉은 맨드라미꽃과 구절초가 뜰을 장식하고 있다.
우정, 희정 자매가 여러 번 다녔다고 서로 반가워라 한다.
"무엇 좀 먹어라"고 붙잡는 보살님을 뒤로하고 하산.
여기서 2km만 땀 흘리면 정상이라는데......
월요일이라 오전에 전주에 도착해야 돼.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