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햇살이 나에게도.

by 글밤

벌써 5월의 시작이라고 했던 말이 무색하게 훌쩍 지나가고 있는 날들.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지나가버린 시간들.


나름 그날그날을 충실하게 살았을 테지만, 지나고 난 후 한 시기로 묶여서 되돌아봤을 때 이런 느낌이 드는 때가 나에게는 일 년에 몇 번씩 있는 것 같다.

연초부터 설 명절 연휴까지의 시기가 그랬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5월의 연휴들이 지나는 지금도 그런 시기 중 하나다.

오늘 문득 달력을 보니 올 한 해가 벌써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참 사람 마음이란 것이 특별히 날들이 지난다는 감각을 가지지 않고 보낼 때는 몰랐는데, 달력의 날짜든 어떤 식으로든 간에 시간의 흐름을 인식한 순간부터 마음이 상태가 달라진다.

잔잔하던 마음의 파동이 커진다.

불안감과 조바심, 초조함이 밀려든다.

마치 계절이 깊어져 가면서 연말이 다가올 때의 반응처럼 말이다.

이제는 정말 미루어왔던 일들을 빨리해야만 할 것 같고, 성과를 내기 시작해야 할 것 같고, 이미 많은 시간들이 의미 없이 지나가버린 듯한 느낌에 휩싸인다.

물론 이런 감정들이 과민한 반응일 수도 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컵에 물이 반밖에 없네’와 ‘물이 반이나 있네’로 나뉘는 것처럼, '아직 5월이야’라고 생각하면, 여전히 7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하지만 지금까지의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이 7개월이 얼마나 순식간에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인지 알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매일매일 점점 더 눈부신 햇살이 가득한 날들이 나의 마음을 자꾸만 흔들어, 시선을 빼앗아 간다. 시선만 뺏어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몸도 자꾸만 들썩이게 만들어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 한 편의 글을 쓰는 데에도 꽤 많은 의지가 필요하다.

그럴 때면 내 안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그럼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지금 하던 대로 살면 되잖아라고.

그런데 또한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연초에 적었던 -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수많은 계획들이, 하고 싶었던 일들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이루어지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 처음 품었던 각오와 다짐 그리고 열정이 사라진 채로 오직 글자로만 존재하며 가득 남아있던 수많은 연말의 날들을 말이다.

경험은 지식을 확장시켜 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 경험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해야 하는 건 다시 선택이다.

작은 성공들을 쌓아 올리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시도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눈부신 햇살이 내 성장에도 비추길 바라면서……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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