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강한 햇살과 내 머리카락을 날리는 시원한 바람.
그리고 빛을 받아 반짝이는 나뭇잎 아래를 걸으며 나는 문득 생각했다.
나는 지금 어느 계절 속에 있는 걸까?
계절의 경계가 점점 불분명 해지는 요즘.
며칠 전에는 겨울의 찬기가 남아있는 듯 쌀쌀함이 머무르다가 그다음 날은 봄이 되고, 또 어떤 날은 초여름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안에 쌓인 계절의 특징을
바꿔야 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섣부르게 계절에 대해 생각해 왔던 걸까? 결론은 나는 계절에 대해 전부는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것.
그것이 과연 계절뿐일까?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면 제대로 보지 않게 된다.
예전에 그림을 배우고 싶어서, 그림 관련 책을 본 적이 있다. 오래전이라 정확한 글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그리려는 대상을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내가 그린 꽃은 실제와 큰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머릿속으로 안다고 생각하기에 제대로 관찰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손의 연습이 가장 필요하다. )
4월의 마지막 날.
어떤 선입견이나 지식을 끼운 시각이 아닌 순수하게 하늘을 바라본다. 각기 다른 모습과 형태를 가지고 있는 나뭇잎들을 관찰한다.
그리고 발견했다.
늘 가을의 단풍만 생각하고, 그 단풍이 다른 계절에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햇살과 바람으로 반짝이는 초록별이 내 시야 가득 들어왔다.
정말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