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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
17.글을 쓰다고 하니?
by
나무
Feb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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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갓 입학하여 첫 남자친구는
복학생의 선배였고 오빠였다
오빠가 아빠 된다더니
그 오빠가 남편이 되고
진짜
아빠가 되었지만
헤어지게 되었다
만남부터 이별까지 모든 것을 한 남자하고만 하였건만
다시 혼자가 되었다
아이 둘에 다시 혼자가 된 것이다.
혼자가 된 후 여러 가지 일들 속에서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깊게 마음을 주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
그런 세월이 40년이 지나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 느끼는
이 모든
감정들이 소중하다
푸릇푸릇한
새싹 같은 이 느낌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의
순간들을 잘 간직하고 싶어졌다
글을 써 내려가면서 감정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켜켜이 또 한층 켜켜이 잘 쌓아놓고 싶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야
첫사랑을 하는 듯하다
슬그머
니 그에게 이야기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말이다.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는 떠오르는 작가가
있다고 하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하지만
손에게 꾸준히 놓지 않는 것 중에 하나다
누군가에게 책 선물 받는 것은 그 사람의 세계를 선물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세계를 선물 받았다
얼마나 많고 방대한 지식이 있으면 이렇게
단번에 추천할 수 있는 걸까?
초등학교 시절 백과사전도 책인 줄 알고 몇 번을 읽었다던 그 남자!
백과사전도 섭렵한 힘에서 나온 걸까?
전화기 너머로 책을 이야기하며
책을
주문하고 있었
던 이 남자!
과히 매력적이다
겉의 매무새가
슴슴하여 큰 기대가 없었던 이 남자에게
다른 모습들이 보일 때마다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느낌이다.
위아래를 돌기도 하고 360
도를 회전하면서 다른 세상을 보듯 이 남자의 세계에
점점 발이 깊숙이 걸어 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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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저자
불혹이라는 나이를 넘고, 홀로 아이들을 양육하며, 사람을 통해 배워가는 일상들이 기억 저편으로 흩날리지 않도록 기억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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