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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
19. 꽃보다 내 남자
by
나무
Mar 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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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가 장난감 가게 앞에서 눈을 반짝일 때처럼
그는 음반가게들의 음반들을 하나하나 바라본다
보컬로 활동을 해 왔던 만큼 그 남자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승환 김광진 김광석 신해철의 광팬인 그는
고인이 된 두 사람의 공연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역력하다
그 아쉬움을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에게서 찾는 듯
필사적으로 티켓을 사수한다
직원들과 포상으로 선물 받은 콘서트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번 다녀오고 나서는
콘서트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나에겐 너무 힘든 일이었다.
물론 콘서트를 쫓아다닐 만큼
생활이 여유롭지도 못하였다
사탕을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받는 아이처럼 더욱 눈이 반짝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곧 주인공이 등장한다.
한걸음 한걸음 주인공의 발걸음에 맞춰
얼굴에 미소를 리드미컬하게 지어 보인다
콘서트의 주인공보다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모습의
내 남자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승환 몸짓하나 노래 한 소절 한 소절마다
전율을 느끼며 공연의 맛을 넘나들고 있었다.
곡을 하나하나 잘근잘근 놓치지 않고 잘 씹어먹으며 즐기는 듯하다.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이 많은 그 사람은
나의 눈길이 느껴질 때면
공연에 집중을 못하고 이내 얼굴이 발그레졌다
발그레해진 얼굴을 감추고 싶은 듯
어색한 미소를 건네준다
멋진 공연보다도
중년 남자의 발그레한
얼굴이 눈에 더 담고 싶다
공연을 즐기고 있는 그를 방해하는 듯하여
곁눈질로 그의 모습을
열심히
눈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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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저자
불혹이라는 나이를 넘고, 홀로 아이들을 양육하며, 사람을 통해 배워가는 일상들이 기억 저편으로 흩날리지 않도록 기억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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