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원스와 영화 원스
뮤지컬 원스를 보고 난 후, 영화 원스를 보았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마주하는 경험을 일부러 찾아서 즐기곤 한다.
마치 같은 멜로디를 다른 편곡으로 듣는 듯한 느낌이 좋다.
그리고 많은 예술 작품이 그러하듯, 나는 다시 한번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원스의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깊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음악을 통해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며, 결국에는 각자의 길을 걷는다.
흔히 말하는 전형적인 사랑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그 안에 깃든 감정은 더욱 선명했다.
사랑은 반드시 영원해야만 하는 걸까? 아니면 지나가는 순간일지라도 그것이 충분한 가치가 있는 걸까?
뮤지컬과 영화 속에서 사랑은 음악으로 표현된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손끝에서, 기타 선율을 타고 흐르는 감정에서, 노래 가사 속에 담긴 진심에서 사랑이 스며든다.
그들의 사랑은 음악을 통해 완성되었다고 느꼈다.
어쩌면 사랑은 꼭 붙잡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충분히 느끼고 흘려보내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많은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나서 작품 세계가 달라지는 그림들도 떠올랐다. 빈센트 반 고흐의 노란빛이 더욱 강렬해진 시기, 클로드 모네가 아내 카미유를 그린 순간들. 사랑은 그들의 화폭을 바꾸었고, 그들의 시선을 바꾸었다. 그리고 나 역시 사랑을 통해 내 시선을 바꿔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나는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싶다.
머무르든, 스쳐 지나가든, 그 순간에 온전히 존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사랑 아닐까?
원스의 노래들이 귓가에 계속 맴돈다. 음악과 함께 스며든 사랑의 감정을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