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비어 있어
부족하다 말하지만
빈만큼 담을 수 있어.
비어 있어
허전하다 말하지만
빈만큼 설렐 수 있어.
비움은 바닥으로 질 줄 아는 꽃잎
- 나는 물이다 중에서 (61) -
엄마는 채우는 인생을 살았던 것 같아.
빈 것을 참지 못하는 스타일.
그래서 바쁘게 정신없이 살았지.
오직 앞만 보고.
근데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아.
비어 있어 부족하다 말하지만
그 비움으로 인해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내 주변을 돌아보며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
너무 많이 채우려고 온 힘을 다해 살지 말자.
살면서 한 번쯤은 사력을 다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어.
그럴 때 사력을 다하는 거지 매사 그렇게 살면 네가 힘들지.
적당히 비우고 적당히 채우고
또 적당히 열심히 살자.
비워야 채울 목록도 알 수 있고,
비워야 내 부족함도 알 수 있고,
비워야 마음이 여유로울 수 있어.
마음도 마찬가지야.
다양한 감정이 가득 채워져 있으면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도, 감정에 솔직하기도 힘들지.
감정도 주기적으로 비우는 연습을 하자.
그래야 네 안에 다양한 감정이 쌓이기도 경험하기도 해.
비움은 부족한 게 아니란다.
다양함을 받아들이기 위한 공간임을 잊지 않기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