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산다는 건, 서로의 삶에 참견하는 묘한 신경전.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아사이 료)를 읽고

by 꿈에 날개를 달자

자신이 경험한 것을 환원하고 싶다면서도 뒤로는 돈을 버는 녀석들이 우글우글해. 별 사회 경험도 없는 것들이 말이야. 잘난 척은 있는 대로 하고 있지만, 이놈 저놈 결국 하는 것은 똑같아.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세요.’(359)

뭔가를 이룬다는 게 꼭 맞서 싸우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하고 싶은 일을 해 내는 거라고 (366)


내가 누군가의 인생을 보며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던가? 한심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남의 인생에 대해 관심 없고,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내 인생 살기 바빠 타인의 인생을 눈여겨본 적 없는 것 같다. 나도 내 인생을 어떻게 못 하는데 내가 뭐라고 타인의 인생을 내 눈높이에 맞춰 재단하고, 평가할까? 이만큼 살아보니 인생의 출발점은 각자 다르지만, 인생의 중 후반은 자신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안다. 또한, 이만큼 살아보니 앞선다는 것이, 혹은 느리게 간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음을 안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아서 늘 앞설 수 없고, 그 앞 섭이 같은 속도 일 수 없고, 뒤처진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며, 이번 생은 끝났어하며 인생의 포기를 외칠 수도 없으니까. 인생이라는 바퀴를 굴렸다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은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사실. 늦게 가도 좋고 빨리 가도 좋다. 늦게 가며 풍경을 구경하는 게 빨리 가는 것보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고, 빨리 가서 중간중간 쉬는 것도 마냥 늦게만 가는 것보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인생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 시선이 가장 중요한 거니까. 하지만 20대의 청춘은 좀 다른 것 같다. 잘하는 것이 있는 사람, 능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 뭔가 튀는 사람의 인생이 대단해 보일 때가 많으니까. 진짜 자신의 인생이 아니라 보여지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20대도 많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다.


큰 키에 뛰어난 두뇌. 심지어 운동까지 뭐든 잘하는 유스케. 그에게는 그와는 반대로 소심하고 조금은 나약한 도모야라는 단짝 친구가 있다. 가즈히로는 유스케와 도모야가 다니는 학교에 전학을 오고 이들과 친하게 지내게 된다. 3자의 입장에서 도저히 친할 만한 뭔가가 없어 보이는데 둘은 어떻게 단짝이 된 걸까? 시간이 흘러 이들은 중학교, 대학교에 입학하고 늘 화재의 중심에 서는 유스케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도모야가 있다. 어떤 자리에서든 돋보이는 것에 능숙한 유스케는 계속 그렇게 살 수 있을까?


겉은 요란하지만 속은 비어있는 강정 같은 유스케. 하지만 우리가 멋대로 유스케의 인생을 개살구 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 늘 화재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이슈를 만들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 솔직히 이런 사람이 옆에 있다면 나는 무조건 손절이다. 작은 일도 크게 만들어야 하고, 뭐든 본인이 주목받아야 하고, 멋있어 보이니까 따라 하지만 진짜 아는 것은 별로 없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 나타날 때쯤 다른 이슈로 갈아타는 사람. 와 진짜 이런 사람.. 진짜 피곤하겠다. 하지만 이런 사람 주변에서 제법 봤을 것이다. 이런 사람 덕분에 세상이 변할지 모르겠지만, 진짜 자신의 인생은 찾지 못하고 살아야 할 이유를 외부에서 찾는 사람. 누구보다 세상의 변화에 빠르게 옷을 갈아입지만, 누군가의 입장에서 변절자가 되기 십상인 사람.


책 표지에는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을 산다는 건, 평생 서로의 삶에 참견하는 묘한 신경전이 시작된다는 것.’ 공감. ^^ 서로의 인생에 묘하게 참견하고 훈수 두고 혹은 타인의 인생을 보며 위로받고 흉을 보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들의 인생에 대해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는지. 그래도 우리는 타인의 삶에 충고하고 훈수를 둘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다. 나의 20대 삶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내 삶이 정답인 양, 타인의 삶이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한심한 인생은 없다. 한심해 보일지라도 그들 역시 자신의 삶 테두리 안에서 노력하고 있을지도.


진짜 우정은 무엇인지,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지인은 어떤 사람인지, 나와 내 주변을 생각하게 되는 책. 관계에 대해 아이들과 책을 읽고 토론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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