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잘 키운다는 걸 뭘까요?
아이가 명문대를 가면 잘 키웠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길을 터주고 알려주는 게 잘 키운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평범하지만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바라봐주는 걸까요?
공부를 잘했던 큰 아이. 재수 좋게(?) 영재교육원에 선발된 적이 있었지요.
거길 들어가기 위해 사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한테 물어봤습니다. 너도 학원 다닐래? 그래야 수학이랑 과학 잘할 수 있다는데?
그랬더니 아이가 싫다고 하네요. 그래서 안 보냈지요. 큰 아이 정도 공부하는 아이들은 사설학원에 많이들
다녔지만 아이가 싫다고 해서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학원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학원 보내는 비용으로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부터 중3 때까지 유럽으로 문화탐방을 보냈지요.
학원 같은 것, 그런 건 아이가 OK 해야만 보냈는데 그때 많은 사람들이 말했어요.
그러다 좋은 대학 못 간다고. 아이들 생각대로 키우지 말고 엄마 생각대로 하라고.
근데 저는 그때도 생각했어요.
아이 인생인데 내가 왜 마음대로 해야 할까? 아이 의견대로 하면 안 되는 걸까?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이라는 건 SKY 같은 곳이겠지요?
이런 학교에 보내야 잘 키웠다고 하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끔 지인들은 말합니다.
그때 아이를 사설학원에 보내 선행을 했다면 지금보다 좋은 학교에 갔을 거라고,
왜 아이를 어릴 때부터 학원에 보내지 않았느냐고, 후회하지 않느냐고.
너무 아깝다고.
근데 뭐가 아까운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아깝다는 그 말이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데 말이지요.
저는 후회하지 않아요.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저는. 아이가 원하는 걸 해줄 거예요.
큰 아이와 완전히 다른 작은 아이는..
잘 키운(?) 아이가 아닐 수 있지요. 말썽도 많이 피우고 크고 작은 사고도 치면서
치열한 사춘기를 보냈으니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조금씩 남자 사람 인간이 되어 가고 있어요.
포기하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서 남자 사람 인간으로 거듭나도록 사랑의 물을 주고 있답니다.
상반된 아이를 키우면서 자식을 잘 키운다는 의미를 생각합니다.
과연 잘 키운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세상 제일 힘든 건 아이를 키우는 것 같아요.
내 인생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요.
그냥 이렇게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하고
사랑한다 말하고, 자주 안아주고, 많이 웃어주고,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신의 인생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응원해주는,
아이의 생각을 잘 들어주는 그런 엄마면 안될까요?
오늘은..
잘 키운다는 의미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어 힘들었던 날이지만,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