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장점은
결혼 후 단점이 된다.(?)

by 꿈에 날개를 달자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결혼 전 장점이었던 상대의 좋았던 부분이

결혼 후 모두 단점이 된다는 매직.

생각해 보면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남편의 유순한 성격이 결혼하고 난 후 유우 부단한 모습으로 보이고

느슨해서 편했던 모습이 꼼꼼하지 못해 다 챙겨줘야 하는 성가신(?) 존재가 되고

수더분했던 모습은 센스 하나 없어 피곤해지고

과묵한 모습은 말이 없어 답답하니까요.


하지만 그걸 다시 생각하면 남편 또한 같지 않을까요?

저와 남편은 정반대의 사람입니다.

저에게 먹는 건 배고픔만 달래면 되는 인생의 큰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남편에게 먹는 건 호기심을 채우는, 새로운 것을 먹는 데 두려움이 없는 맛에 진심인 사람이지요.

저는 정리정돈을 잘하고 지저분한 걸 싫어하며 쓴 건 그 자리에 놓는 스타일이라면

남편은 정리정돈과 거리가 멀고 쓰레기를 쓰레기 통에 넣지 않고 자기 자리에 놓는

제가 엄청 싫어(?)하는 스타일의 사람입니다. ^^

저는 초저녁 잠이 없는 대신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남편은 초저녁 잠이 많고 대신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사람이지요.

저는 시간 관리가 철저하고 계획하는 스타일이라면

남편은 즉흥적인 사람이라 계획과는 거리가 멀지요.

기분에 따라 갑자기 뜬금없이 여행 가자고 하는 사람이지요.

저는 자식에게 공과 사, 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가는 사람이라면

남편은 자식이라면 열정만 충만한, 아이를 무지하게 예뻐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현실적인 사람이라면

남편은 무한 긍정으로 가끔은 헛꿈을 꾸는 듯한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지요.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남편도 이런 제가 피곤하고 힘들 겁니다.

자신과 하나도 맞지 않은 저와 살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생각해요.

나와 같은 성격이었다면 정말이지 매일 대차게 싸웠을 거라고.

다르기에 우린 오목과 볼록으로 맞추며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고.

그렇게 서로 합을 맞추는 게 결혼 생활이라고.

다른 점이 많지만 무난히 잘 살아왔네요.

앞으로도 그냥저냥 친구처럼 잘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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