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네가 곁에 있었다면 동생에게 보다 나은 충고를 해줄 수 있었을까?
엄마 나이쯤 되면 기다리는 게, 뭔가를 기다리는 게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살 수 있어.
하지만 너나 네 동생은 기다리는 것 자체가 싫겠지.
군대 안에서의 시간이 지독하리 만큼 흘러가지 않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지나가는 것처럼.
지금 동생은 전화 추합을 기다리고 있어.
일단 1개는 붙었는데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의 전화 추합이 없어서 온몸에 날이 서 있구나.
너도 정시 입시를 했던 아이니까 그때의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알 텐데,
그래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너라면 동생에게 잘 말해줄 수 있었을 텐데,
네가 곁에 없어 많이 아쉽다.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너나 네 동생이 아는 날이 올까?
현 네가 그랬었지?
갑자기 뜬금없어 군대를 결정한 것은, 친구들 모두 군대에 가기에 서둘러 결정한 부분도 있지만,
오로지 혼자, 혼자의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이라는 걸 하고 싶었다고.
남들이 가는 인생의 방향.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고, 원하는 학교를 가지 못해서 재수를 하고, 입학하고 나서는
어어어 하다 1학년을 보내고,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뭘 공부하고 싶은지 모른 채
그냥 그렇게 떠밀려 가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
그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도 군입대의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하지만 현.
세상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기도 해. 그리고 내 생각이 다 맞는 게 아닐 수도 있고.
때론 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때를 잡는 것.
그게 중요할 때도 있더라.
엄마는 너와 네 동생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고, 스스로 선택하길 기다리고 있어.
지금은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기다려야 할 타임이긴 하지만 ^^
기다림의 끝에는 동생의 선택이 있을 것이고
그 선택을 존중해주고 싶구나.
현. 네가 엄마에게 늘 조언을 구하듯, 때론 엄마도 너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이였는데
오늘은 허전한 마음이 크지만.
언제나 그렇듯 울 멋진 아이들.
기다릴 줄도 선택할 줄도 아는 아이들이라 믿고 싶구나.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