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시시하지 않아.

by 꿈에 날개를 달자
평범하지만 시시하지 않아.

평소의 발견 32페이지


현. 넌 오늘 어떤 시간을 보냈니?

엄마는 오늘 평범하지만 시시하지 않은 그런 하루를 보냈어.

오랜만에 네 동생이랑 점심을 같이 먹었어.

재수를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아이와 학원 등록을 마치고

그 동네에서 유명한 황제 해물 누룽지탕을 먹었단다.

이 녀석.

네 동생과 둘이서 밖에서 밥을 먹은 게 얼마만인지.

두런두런 네 동생과 이야기를 했어.

자신이 왜 재수 결심을 했고, 왜 다시 공부하고 싶은지.

아까운 마음도 들고 아쉬운 마음도 들고 뭔가 마음 안 저쪽에서 끓어오르는 도전 정신 같은 것?

살면서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해 본 적 없고, 도전해 본 적 없는 게 자신에게 창피했다나?

난생처음 스스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엄마가 네 동생을 지지해 줘야 하는 거지?

어제는 밤에 잠이 오지 않았어.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한 동생은 다짐만 하면 되지만 엄마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하니까.

엄마의 평범은 온통 너희들의 일들과 연관이 있구나.

이런 평범함.

평범하기에 감사했어.


평범해서 지루했고 시시했다고 느꼈던 나의 하루.

하지만 이제 알아.

평범하지만 엄마의 하루가, 네 하루가, 그리고 동생의 하루가 결코 시시하지 않다는 걸.

아니 시시할 수 없다는 걸.

우린 숨 쉬며 살아가고 있잖아.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시하지 않은 삶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

그곳에서의 시간들이 시시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 시간들이 내일의 너를 만든다는 사실 잊지 않기 바랄게.

건강하렴 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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