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가 다시 찾아왔다. 이 전 슬럼프는 여기저기 고백했다가 모두 차인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한 명이랑 썸에서 손잡기까지 갔다가 "역시 우린 아닌 것 같아"하고 차인 느낌이었다.
차분해졌고, 현실적으로 변했다. 어쩌면 이 시간이 어린 시절 꿈으로 남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 무서웠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자주 들어갔다. 처음 도전하며 스스로 정해 놓은 마지노선은, 이미 2개월 정도 넘어와 있었다.
잔뜩 예민해져있을 그 때, 다시 한 번 C항공사가 떴다. 이윽고 D항공사도 떴다. 지원을 할까말까 고민했다. 무서웠다. 이번에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또 다시 받게 될 심리적 스트레스가 난 정말 두려웠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이번에 해보고 안되면 깔끔히 접자."
처음으로 '마지막'이란 단어를 생각했다. 정말 마지막으로 내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자. 그리고 안되면, 이젠 놓아주자. 설렘이 아닌 경건함(이렇게 써놓으니 뭔가 웃기지만 정말 그땐 경건했다)으로, 서류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