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강아지일기 2

by 운고

부러워 죽어가는 보스, 누나가 좋은 곳에 있나 보다. 저러다 비행기 티켓팅하는 거 아닐지 모르겠다.


우리 보스가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경우는 두 가지다. 누군가의 여행과 노인의 죽음 복이다.


누나의 이번 여행도 보스가 부추겼다. 회사 여건과 경제적인 부담 등으로 주춤거리던 누나는 허파에 풍선을 매달고 매형 존박의 학회 참석에 동행했다. 화상 전화의 코펜하겐 거리에 환호성으로 화답하는 보스, 예전에 다녀온 노르웨이의 베르겐과 닮아있다며 북유럽 감성으로 모녀가 하나 된다.


낯선 길이 저리 좋을까? 나는 낯선 길이 무섭던데. 보스는 나와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한다. 그날도 우리는 함께 신나게 승촌보까지 달렸다. 보스가 우리가 타고 온 자전거를 정리하는 사이 나도 보스 곁에 앉아 승촌보 바람 소리를 생각하고 있는데 오줌이 마려웠다. 잠깐 옆 화단에 다녀오려니 한 건데 산책나온 친구들에게 정신이 팔려서 좀 멀리 나갔던가 싶다.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길. 어둑어둑 배도 고프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건물 한편에 웅크리고 앉았는데 멀리서 울리는 박수 리듬! 짝 짝 짜작, 보스가 나를 불렀다! 달려갔다.


"그만그만! 굳이 안 와도 되는데 그렇게 열심히 뛰어오는 거야?"

"ᆢ"

"에이, 버릴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 진짜, 늘 이런 식이다. 한두 시간 더 애를 먹였어야 했는데 너무 빨리 왔다! 다음엔 코펜하겐으로 가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