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 한국사 11 - “이인임이 명나라 사신을 죽이다”

공민왕은 재위 23년째 되던 해인 1374년 저 유명한 자제위 홍륜 등에 의해 살해당했다. 당시 중국은 원·명 교체기로 뜨는 해 명나라와 지는 해 원나라가 서로 앞다퉈 고려에 외교적, 군사적 압박을 가하던 시기였다. 공민왕이 죽기 직전에는 명나라 태조가 사신을 보내 제주의 말 2천 필을 공물로 요구하였다. 공민왕은 명나라 사신이 돌아갈 때 말 3백 필을 주면서 동지밀직사사 김의에게 요동까지 호송하게 했다.  

그 직후 공민왕이 시해당했다. 그 때 재상 이인임에게 어떤 자가 다음과 같이 귀뜸했다.      

“자고로 나라의 임금이 시해당하면 재상자리에 있는 사람이 먼저 그 죄를 받는 법입니다. 명나라 황제가 선왕의 변고를 듣고 군사를 일으켜 죄를 묻는다면 공은 반드시 면하지 못할 터이니 원나라와 화친해두는 것이 상책입니다.” - 《고려사절요》     

이 말이 옳다고 여긴 이인임은 찬성사 안사기를 김의에게 보내어 비밀리에 명나라 사신을 죽이라고 지시하였다. 김의는 명나라 사신 채빈과 그 아들을 죽이고 원나라로 달아났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하여 감히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지 못했다.        

“이인임이 명나라 사신을 죽이다”는 이인임이 개인의 목숨과 당파의 이익을 위해 나라의 이익과 외교를 망친 사건으로, 이와 비슷한 사건을 비유할 때 쓰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박근혜 정권의 병신년 개성공단 폐쇄도 다가올 총선을 겨냥하여 자신과 당의 이익을 위하여 고도의 정치적 계산 하에 행해진 “이인임이 명나라 사신을 죽인 사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