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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정 Oct 15. 2020

프롤로그-N번째사춘기

어른은 없다

   ‘키다리 아저씨’라는 고전 소설이 있다. 존 그리어 고아원에서 지내던 한 소녀에게 익명의 후원자가 나타났고 소녀는 후원의 대가로 매주 후원자에게 편지를 보내며 소통을 한다.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얼핏 본 큰 키의 그림자를 보고 그때부터 소녀는 후원자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했다. 소녀는 키다리 아저씨 덕분에 남들과 같은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고 꿈을 이룰 수도 있었다.      


  어린 시절 주인공 ‘주디’의 키다리 아저씨를 동경했다. 나를 지켜줄 키다리 아저씨가 너무나도 가지고 싶었다. 어쩌면 키다리아저씨를 가지고 있는 ‘주디’를 질투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 글을 읽기 시작하는 당신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필요했다면, 혹은 지금도 필요하다면 당신에게도 벗어나지 못하는 유년 시절의 존 그리어 고아원이 있을까?      

 

   키다리 아저씨를 향한 방향 모를 기다림이 줄어들 때 쯤 이 글을 비로소 시작하게 되었고 그런 나의 정신없는 글이 적어도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당신 또한 주디이며, 키다리 아저씨를 함께 찾아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사춘기도 아닌 내가 왜이러지?’ 라는 생각으로 뒤덮여있는 당신들에게 알린다. 사춘기는 청소년들이 아동기를 벗어나면서 큰 변화를 겪는 시기이다. 사춘기는 불안정하고 스트레스와 내적갈등으로 가득 차있고 조금은 반항해도 용서되는 시기라고 한다. 나 역시 청소년기를 역풍의 시기로 보냈었다. 토네이도는 끝이라도 나지, 나에게 부는 바람은 계속해서 불었다. 햇님과 바람 이야기에선 햇님이 이겼지만 나에겐 햇님을 찾기가 어려웠다.      

 

  관대하게 용서되는 그 시기가  몇 년의 나이로 국한되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나도 다르게 특별하고 길다는 생각에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한사람이 들꽃처럼 자라는 과정과 ‘간호사’로서 보낸 시간들 안에서 만난 셀 수 없이 많은 사춘기들과 그 사색을 담은 책이다.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잠기면 잠겨지는 대로 헤쳐나간 방법을 나눈다. 그저 친구 일기장을 엿보고 가슴 속으로 위안 받으시길.     


당신은 지금 몇 번 째 사춘기 안에 있을까?

적어도 나는 당신이 궁금한데, 

이 종이 몇 장으로 우리가 서로의 힘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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