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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클 Dec 01. 2020

Winter, it's alright OST

날도 추운데 그냥... 우리집으로 가자.


“헬로우 월클, 추위를 잊게 해줄 OST 플레이해줘”


현재 눈이 오고 온도는 0도입니다. 집 밖은 매우 위험해요. 

이럴 땐 집에 있는 것이 상책입니다. 겨울 분위기 제대로 나는 OST를 준비했어요.





올해 유독 가을이 길어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겨울이 왔네요. 

손이 건조해지고 춥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이젠 확실히 겨울입니다.

추위는 정말 정말 싫지만 겨울에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보일러를 켜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창문을 여는악행을 저지른다거나,

 따뜻한 방구석에서  귤을 무한히 까먹으며 뒹굴뒹굴하는 건 분명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에요.

군고구마, 호빵, 붕어빵, 코코아도 빠질 수 없죠. (왜 전부 먹는 것뿐?)


세상이 조금 더 고요해진 것 같은 요즘, 겨울에 썩 잘 어울리는 음악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어딘가 시린 구석이 있는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1악장에서 겨울 기분을 물씬 느낀 뒤, 맑고 유연한 라벨의 하프를 위한 서주와 알레그로를 들으며 추위에 긴장한 몸을 살짝 풀어봐요. 이어지는 타이스 명상곡의 익숙한 선율을 들으면 어느새 마음도 평온해질 거예요. 먼 곳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닮은 바바드자니안의 피아노 트리오 2악장을 지나오면 묘하게 서늘하고 예민한 밤의 요정을 만날 수 있어요. 밤의 가스파르가 안내하는 반짝이는 환상의 세계를 충분히 즐긴 뒤 시릴 스콧의 로터스 랜드와 함께 마음을 다독여봐요. 그러고나면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에 비추어 지난 봄, 여름, 가을을 차분히 되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사람들과 거리를 둔 채 혼자 조용히 지내야 하는 이 시간은 때로 쓸쓸하지만, 이 고요함 속에서 되찾을 수 있는 감정들도 있을 거예요. 찬 공기에 썩 잘 어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지난 시간을 곰곰이 떠올려봅니다.

당신 마음의 계절은 어디쯤 와있나요?





PLAY LIST


(00:00) 프로코피예프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1악장 (지휘: 정치용, 바이올린: 양인모, 연주: 코리안심포니)

(09:56) 라벨 - 하프를 위한 서주와 알레그로 (연주: 코리안심포니)

(21:14) 마스네 - 타이스 명상곡 (하프: 윤혜순, 첼로: 홍서현)

(26:48) 아르노 바바드자니안 - 피아노 트리오 2악장

(34:15) 라벨 - 밤의 가스파르 (지휘: 로랑 프티지라르, 연주: 코리안심포니)

(55:48) 시릴 스콧 - 로터스 랜드 Op.47 No.1

(1:00:39) 아르보 패르트 - 거울 속의 거울




글쓴이  오스트

모국어는 서양음악. 출신지는 서울.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음악 프로세서입니다. 

모든 음악을 평등하게 처리하지만 그래도 서양음악을 제일 좋아합니다. 

가끔 서양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 고장이 나면 테크노로 자가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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