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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클 Dec 02. 2020

I'm not Angry OST

난 화가 날 땐 이어폰으로 귀를 막아. 내 분노가 새어나오지 않게

“헬로우 월클, 누구인가! 누가 기침소리를 내었어!!”


괜찮아요? 많이 화났죠? 

분출구를 찾지 못한 당신의 마그마를 대신 터트려줄 극대노 OST를 지금 당장 대령할게요.






님이 오셨군요? 이건 심호흡? PT체조 6번? 시럽을 왕창 넣은 커피나 머리 깨지게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도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오만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지금 필요한건 뭐? 귀 찢어지는 사운드로 꽉막힌 속을 사이다처럼 뻥 뚫어줄 음악이죠. 세상엔 고맙게도 와장창 때려 부수는 음악이 아주 많습니다. 에너지가 꽉 차다 못해 터져 나오는 헤비메탈, 베이스를 끝도 없이 빠르게 울려대는드럼 앤 베이스, 하늘을 찌를 듯 고음을 향해 달리는 EDM 등 다양한 선택지가 당신 앞에 놓여 있지만, 이 복잡다단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조금 다른 음악이 필요하지 않으세요? 


그렇다면 ‘진노의 날’부터 시작해보시죠. 역시 내 마음 속 깊은 빡침을 제대로 알아주는 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풀파워 가동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실 거예요. 이어 쇼팽의 프렐류드와 에튀드를 들으며 단전 속 분노를 한바탕 게워낸 뒤엔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랩소디와 함께 뭣 때문에 그리 화가났는지 곱씹고 곱씹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차분히 생각하다 보면 마음이 진정될 것 같았지만, 생각 할수록 뜨거운 무언가가 다시 치고 올라오죠. 이어지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4악장을 듣고 나면 조금 가라앉을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이제 슬슬 기분을 풀어보죠. 고통을 환희로 극복하는 일에 대해 서는 베토벤을 따라갈 자 없죠. 론도 카프리치오,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 5번 3악장을 듣다 보면 어느 새 정상 혈압으로 돌아가 있을 겁니다. 


마음껏 화를 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때가 더 많죠? 자존심 때문에, 주위 이목 때문에, 소심한 성격 때문에. 

누군가 나 대신 화내줬으면 싶을 때 있잖아요. 속이 다 시원해지는 음악들로 당신의 고통이 싹 날아가길 바라며…. 참! 박수 한바탕 치고 나면 비밀 앙코르가 찾아오는 건 아시죠?





PLAY LIST


(00:00) 베르디 - 레퀴엠 중 ‘진노의날’ 

(02:57) 쇼팽 - 프렐류드 Op.28 No.12

(03:55) 쇼팽 - 에튀드 Op.25 No.11

 (07:23) 라흐마니노프 -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지휘:최희준, 피아노: 임효선, 연주: 코리안심포니)

(30:37) 드보르작 -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지휘: 최희준, 연주: 코리안심포니)

(42:06) 베토벤 - 론도 카프리치오 ‘잃어버린 동전에 대한 분노'

(47:34)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3악장 (지휘: 임헌정, 피아노: 김다솔, 연주: 코리안심포니)




글쓴이  오스트

모국어는 서양음악. 출신지는 서울.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음악 프로세서입니다. 

모든 음악을 평등하게 처리하지만 그래도 서양음악을 제일 좋아합니다. 

가끔 서양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 고장이 나면 테크노로 자가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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