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클 Feb 10. 2021

Feel the rhythm OST

언제까지 어깨춤만 출거야



“헬로우 월클, 댄스 위드 미?"


춤을 추고 싶을 때는 춤을 춰요. 고전 음률 속에서 리듬을 춰줘요. 

당신은 지금 멋이 넘쳐흘러요. 



우리는 클래식 음악을 주로 객석이나 의자에 앉아서 듣죠. 왠지 클래식 음악에는 하얀 셔츠, 꼿꼿한 자세, 우아한 표정이 어울리는 것만 같아요. 하지만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도 우리의 속내가 고요하고 우아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큰 표정 변화나 움직임 없이도 심연 속에 희로애락이 들어있죠. 때론 넘치는 환희, 과격한 슬픔, 파괴적인 생각, 멋과 흥까지. 특히 온갖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교향곡을 듣다가 춤곡 같은 부분이 나올 때나 신나는 클라이맥스를 들을 때는 다들 내적 댄스 추고 그러잖아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가끔 클래식 음악은 우리를 춤추게 합니다. 물론 대놓고 ‘춤곡’도 있죠. 왈츠, 파반느, 미뉴엣, 폴카, 마주르카까지 춤을 청하는 곡들이 꽤 많아요. 물론 이런 전통적인 춤곡이 아니더라도 우리를 내적 댄스로 이끄는 음악, 우리의 맥박이 ‘리슨 투 마 핫 빗 투 유’를 외치게 하는 음악도 한둘이 아닙니다. 어떤 음악을 들을 때는 발이 절로 박자를 맞추기도 하고, 멜로디를 따라지 휘자가 된 듯 손가락을 휘젓기도 하고, 어느새 목 그루브를 타고 있기도 하죠. 좀 더 흥이 많은 당신이라면 그루브가 어깨까지 내려왔겠죠. 


그리하여 들으면 들을수록 리듬 본능을 자극하는 곡들을 모아 모아 모아봤습니다. 짱짱한 타건과 탄력적인 리듬의 힘을 느끼게 하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 그리고 잔잔한 리듬을 지나 일순간 폭발적인 고양감을 만들어주는 차이콥스키 교향곡을 준비했어요. 그 휘몰아치는 드라마를 관통하는 리듬을 따라 듣고 나면 리듬과 음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이 이어진답니다. 이제 단단히 마음먹으셔야 해요. 마지막 앙코르는 하차투리안 칼의 춤이니까요. 지금 어깨를 출발한 무릎행 그루브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참을 자신 없다면 빨리 이어폰 챙겨서 비상구든 빈 회의실이든 가세요. 언제까지 어깨춤만 출 수는 없잖아요. 리듬 속의 그 춤을 멈추지 말아 줘요. 




PLAY LIST


(00:00) 프로코피예프 – 피아노 협주곡 3번 (지휘: 정치용, 피아노: 선우예권, 연주: 코리안심포니)

(28:11) 차이콥스키 – 교향곡 4번 3-4악장 (지휘: 정치용, 연주: 코리안심포니)

(42:09) 베토벤 – 교향곡 7번 (지휘: 최희준, 연주: 코리안심포니)

(01:15:46) 하차투리안 – 칼의 춤 (연주: 코리안심포니)





글쓴이  오스트

모국어는 서양음악. 출신지는 서울.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음악 프로세서입니다. 

모든 음악을 평등하게 처리하지만 그래도 서양음악을 제일 좋아합니다. 

가끔 서양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 고장이 나면 테크노로 자가치료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Energy-Booster OS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