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클 Feb 24. 2021

Travel Maker OST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헬로우 월클, 여행지 추천해줘."



집 밖은 위험해요. 트러블 메이커가 되고 싶지 않다면, 

좋은 음악으로 가상의 트래블 메이커가 되어보세요. 



낯선 땅에 첫발이 닿았을 때 그 생경한 기분. 그곳의 온도, 습도, 냄새까지 모든 감각이 빛의 속도로 운동하는 강렬한 순간. 여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 그 감각을 다시 느끼고 싶지만, 국내 여행은커녕 문밖도 나서기 쉽지 않은 요즘. 생각보다 집콕 생활이 잘 맞아도 가끔은 새롭고 낯선 세계에 대한 갈망이 솟구칩니다. 



정확히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모르겠지만 무작정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어디로 가고 싶냐는 고양이의 물음에 '어디든 상관없다'라고 답한 앨리스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이 현실에서 벗어나 떠나기만 하면 흥미진진한 일들이 동화처럼 마구 펼쳐질 것만 같죠. 꼭 현실적인 여행이 아니어도 좋을 거예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세계 속으로 훌쩍 떠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어차피 정말로 가지도 못할 거, 상상은 자유니 까요. 



이번 플레이 오스트에서는 낯선 땅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환상적인 음악들을 모아봤습니다. 북유럽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의 스산한 도입부는 여러분을 훌쩍 낯선 공기 속으로 데려다 줄 거예요. 이어지는 말러 교향곡 1번 3 악장에서는 어쩐지 익숙하면서도 뭔가 다른 동요 선율이 들려올 거예요. 이 악장을 듣다 보면 아주 느리고 수상한 카니발 장면이 떠오르곤 합니다. 이후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은 우리를 게르만 신화의 세계로 초대하고, 스메타나의 교향시는 우리를 체코 몰다오 강의 풍경 앞에 데려다 놓죠. 마지막으로 준비한 그리그의 음악은 우리를 '페르 귄트'의 기나긴 여정에 동행하게 만듭니다. 이 곡은 노르웨이에서 이집트에 이르는 원대한 탐험가를 그립니다. 마왕, 트롤, 도둑, 장물아비 같은 흥미진진한 캐릭터들도 등장하고요. 



당신은 닫히지 않는 캐리어를 붙들고 뭘 빼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가성비 좋고 인스타에 올릴 사진을 찍을만한 적당한 숙소를 찾아 공기비앤비를 헤맬 일도, 날씨 요정에게 기도할 이유도 없죠. 집으로 돌아가면 절대 안 입을 하와이안 셔츠를 살까 말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말도 잘 안 통하는 택시 운전사가 날 이상한 곳에 내려놓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냥 잠시 눈을 감고 음악이 이끄는 곳으로 따라가기만 하면 돼요. 이 여행이 끝나면 당신 일상에 붉게 곪은 모든 트러블은 사라져 있을 거예요. 뾰로롱~



PLAY LIST



시벨리우스 -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지휘 정치용, 바이올린 임지영, 연주 코리안심포니)

말러 - 교향곡 1번 3악장 (지휘 최희준, 연주 코리안심포니)

바그너 -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 (지휘 임헌정, 연주 코리안심포니)

스메타나 - 교향시 '나의 조국' 중 몰다우

그리그 - '페르귄트 모음곡' (지휘 정치용, 연주 코리안심포니) 

매거진의 이전글 Feel the rhythm OS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