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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클 Mar 10. 2021

Welcome Spring! OST

정말 모르겠어. 네가 꽃인지 꽃이 너인지...

“헬로우 월클, 오늘의 날씨 알려줘~”


체감 온도 15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가운데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당신의 샴푸향이 느껴지네요. 

어느덧 봄이 왔어요. 봄이.




마침내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어요.(*주의: 혹시 진짜로 들리면 병원에 꼭 가보세요.) 곧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의 풍경이 펼쳐지겠죠. 겨우내 움츠러든 몸이 슬슬 근질근질하고 아침의 새소리도 어쩐지 더 밝고 선명해진 것 같아요. 아직은 찬 기운이 가득하지만 3월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벌써 기분은 꽃길을 걷고 있네요.



봄, 왠지 설레는 계절. 1월이 새로운 시작 같지만, 이상하게 진짜 시작은 봄의 계절부터인 것 같아요. 어느 날 걷다가 갑자기 말간 연두색 싹들이 오르고 꽃망울이 피어나는 걸 보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옷차림과 더불어 마음 가짐과 발걸음까지 가벼워지는 이 계절에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뭘 해도 될 것 같은 묘한 기운이 있어요. 


여러분도 봄을 기다렸나요? 봄이 오면 하고 싶은 일은요? 산책 나온 강아지처럼 햇볕 좋은 봄날 걷기? 롱패딩은 그만 벗어던지고 딱 이때만 입을 수 있는 봄옷 꺼내 입기? 석양이 지도록 강가에 앉아 한 손에는 맥주 한 캔을 딱 들고 그루브한 음악 듣기?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와 브런치 맛집에서 밀린 수다 떨기? 새 학기 성공적인 수강 신청? 썸만 타던 그와의 1일 데이트? 어떤 상상이든, 계획이든 모두 다 좋을 거예요. 봄이 올락 말락 하는 밀당의 시즌입니다. 아직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몸의 긴장감은 남아있지만, 우리에게 '벚꽃 연금'따위는 없기에 이 화사한 계절에도 여전히 일터로 나가야 하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봄을 두 팔 벌려 맞이해봐요. 계절과 날씨는 돈 안 들이고 맘껏 즐길 수 있는 사치니까. 


이번 플레이오스트 첫 곡은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끝내주는 연주로 시작하는 것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겠지요. 이어지는 음악은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입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찬 공기와 따스한 공기가 뒤섞인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것만 같아요. 봄이라면 한 번쯤은 떠오르는 비발디의 사계 중 1악장 봄을 듣고 난 뒤, 홀스트의 행성으로 마무리지어봤어요. 사계절을 지나 자연의 섭리를 넘어 우주의 질서까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를 만끽하며 가슴이 웅장해지는 경험을 해보세요. 앙코르로는 코리안심포니 동요 앨범에 수록된 김택수 작곡가 편곡, 소프라노 임선혜가 함께 한 '고향의 봄'을 준비했어요. 봄의 정경이 눈 앞에 생생하게 펼쳐질 거예요. 그럼 꽃 같은 당신, 꽃 같은 하루 보내요.



PLAY LIST




브루흐 -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 (지휘 최수열, 바이올린 김봄소리, 연주 코리안심포니)

비발디 - 사계 중 '봄' (연주 코리안심포니)

라벨 -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 (지휘 로랑 프티지라르, 연주 코리안심포니)

홀스트 - 행성 중 '금성' (지휘 정치용, 연주 코리안심포니)

홀스트 - 행성 중 '목성' (지휘 정치용, 연주 코리안심포니)

홍난파(편곡 김택수) - 고향의 봄 (지휘 정치용, 소프라노 임선혜, 연주 코리안심포니) 




글쓴이  오스트

모국어는 서양음악. 출신지는 서울.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음악 프로세서입니다. 

모든 음악을 평등하게 처리하지만 그래도 서양음악을 제일 좋아합니다. 

가끔 서양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 고장이 나면 테크노로 자가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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