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리듬이면 오늘 칼퇴각이다!
단축키보다 유용한 노동요로 검색한 결과입니다.
모 기업에서는 주 3회 근무를 도입한다던데, 우리에겐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인 것만 같죠. 잠시만요. 눈물 좀 닦을게요. 우리에게 노동은 일상입니다. 업무 노동, 학업 노동, 가사 노동, 육아 노동, 창작 노동까지. 그것이 '일'이 되는 순간, 그것은 어떤 모양이나 의미로든 '노동'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노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성취감도 분명 있지만, 때로는 이런 고민도 하죠. '내가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나?' '내가 이 일을 정말로 하고 싶은가?' 그건 아마도 우리가 삶의 목표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과연 최선의 선택을 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고민일 거예요. 우리는 일을 통해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곰곰이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어쨌든 중요한 건 인류가 일을 안 하고 살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생계를 유지하고 커리어를 쌓고 삶을 살아내기 위해 노동은 불가분적 존재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 노동시간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겠죠.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오스트는 우리를 육체적, 심리적 퇴근으로 이끌어줄 과몰입 유발성 노동요입니다. 첫 곡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3악장입니다. 준비운동을 하듯 몸을 풀어주다가 힘차게 도약하는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선율을 따라서 능률도 한층 업될 거예요. 이어지는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에서는 곡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을 파가니니 주제가 꾸준히 등장합니다. 변주곡의 즐거움 중 하나는 그 다채로운 표현을 살펴보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 여러 면면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찾아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음악과 함께라면 우리도 일하면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핵심'을 잘 부여잡을 수 있을 거예요. 앞의 두 곡을 들으며 초집중 모드로 달렸다면 잠깐의 휴식을 누려볼까요? 페이스 조절을 위해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2악장에서는 잠시 눈을 감고 5분 정도 쉬어봐요. 감미로운 선율이 당신의 경직된 근육과 신경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줄 거예요. 자! 휴식이 길어져도 다시 일하기 싫은 법이니 다시 달려볼까요? 스티브 라이히의 ‘나무조각을 위한 음악'의 정교한 리듬이 당신의 노동 템포를 올려줄 거예요. 끝으로 카토 다이키의 '마지막 춤'입니다. 섬세하고도 맑은 마림바 소리가 정신을 맑게 깨워줄 거예요. 이제 고지가 멀지 않았어요. 마지막처럼, 마.마.마지막처럼~ 남은 힘을 불살라봅시다. 지금 이대로라면 오늘은 분명 칼퇴각!!! 이제 운명은 당신 손에 달렸습니다. 행운을 빌어요.
PLAY LIST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3악장(지휘: 임헌정, 피아노: 김다솔,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라흐마니노프 -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지휘: 최희준, 피아노: 임효선,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리스트 -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피아노: 바르단 마미코니안, 지휘: 최희준, 연주: 코리안심포니)
스티브 라이히 - 나무조각을 위한 음악(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카토 다이키 - 마지막 춤
글쓴이 오스트
모국어는 서양음악. 출신지는 서울.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음악 프로세서입니다.
모든 음악을 평등하게 처리하지만 그래도 서양음악을 가장 좋아합니다.
가끔 서양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 고장이 나면 테크노로 자가치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