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올바르게 알아야 하는 이유

by 강상록

최근 '알레르기내과'의 분과 이름이 '알레르기면역내과'로 변경되었습니다. 저희는 알레르기 질환뿐 아니라 면역질환을 같이 다루고 있어 분과 이름을 개정하게 되었는데요, '면역'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아직도 우리는 면역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의사들은 학생 때 짧게 면역학이라는 과목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면역을 자세히 공부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졸업 후 각자 원하는 과에서 수련을 할 때 면역과 관련한 질환이 있다면 다시 공부하거나, 석박사를 하면서 실험 및 연구를 하게 되면 그때 공부하는 정도입니다. 알레르기내과 전임의(펠로우)를 처음 시작할 때 알레르기내과 선배 의사들이 면역에 대해 나누는 대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10년 넘게 의학을 공부하고 수련을 받았는데도 다른 세상에 온 듯했습니다.


우리가 면역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요 면역세포와 그 세포들이 만들어내는 물질들 사이에 그물처럼 얽히고설킨 셀 수 없이 많은 상호작용은 면역계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면 면역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연구와 발전도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면역에 대해 관심이 많은 시대입니다. 면역력을 올린다는 영양제가 쏟아져 나오고 면역력이 약해져 병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지만 누구 하나 구체적으로 속 시원히 설명해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영양제를 팔고, 면역력에 대해 설명하는 그들도 정작 면역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방대한 면역계를 쉽고 재미있게 정리하자니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지식을 맹신하고 과대광고에 현혹되어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올바른 지식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세상 모든 알레르기]에서는 중요한 내용 위주로만 다루고 새로운 브런치북을 발행하려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면역계의 구성을 간단하게만 정리해 보는 것으로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쓰는 저도 지루한 내용이므로 꼭 읽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면역'을 올바르게 가르쳐 드리기 위해 저는 계속 고민하겠습니다.




선천면역과 적응면역

선천면역(innate immunity)이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1차 방어 시스템입니다. 병원체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이전에 그 병원체를 만난 적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피부, 점막, 섬모 운동, 기침 및 재채기 반사 등의 물리적 장벽. 위산, 항균 펩타이드 같은 화학적 장벽. 정상적으로 몸에 존재하는 세균이 관여하는 미생물 장벽. 그리고 선천면역세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적응면역(adaptive immunity)이란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2차 방어 시스템입니다. 특정 병원체를 인식하고 학습하여 그 병원체에 맞춤형으로 대응합니다. 선천면역이 막지 못한 병원체를 제거하는 보다 정교한 시스템입니다. 과거에 인식했던 병원체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참고로 알레르기와 관련한 면역은 적응면역 중 특정 T세포계와 관련이 있습니다.


주요 면역세포

선천면역 - 대식세포, 호중구, NK 세포, 수지상 세포, 보체 시스템

적응면역 - B세포, T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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