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에 걸쳐 [세상 모든 알레르기]라는 제목의 브런치북을 연재했습니다. 진료를 하면서 알레르기와 면역 질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고 느낍니다. 과대광고 때문에 쓸데없는 검사를 받는 환자들도 있고, 본인들만의 속단으로 알레르기를 의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의료진조차도 잘못된 진단과 처방을 하곤 합니다. 평소 환자들에게 설명하던 내용을 더 많은 분들에게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재를 해봤습니다.
취지는 좋았으나 글이 재미없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쓰면서도 '이렇게 쓰면 누가 읽을까?' 싶었습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다양한 그림과 표를 넣고 예를 들어가며 '친절하게' 구성해도 읽을까 말까 일 텐데, 대부분 글로만 설명하다 보니 내용이 지루해졌습니다. 의학적인 내용을 다루려면 결국 콘텐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힘과 태도를 배웠습니다. 글 쓰는 습관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아직도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그리고 막연하지만 책을 쓰는 게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히 쓰고 그게 모이면 책 한 권이 나올 수도 있구나 싶습니다. 책 쓰기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라는 것을 몸소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실제 책 출간도 가능하리라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알레르기와 면역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지만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겠습니다. 지루하고 딱딱할 수 있는 의학 이야기는 다른 플랫폼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브런치에서도 사진과 그림 등을 이용해 재미있게 글을 구성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러면 블로그와 무슨 차이가 있나 싶은, 이상한 고집 같은 것이 저에게 있습니다. 브런치에서는 말 그대로 '글'만 쓰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글을 잘 쓰는 작가들의 글은 글만 읽어도 재밌잖아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재미없는 글을 읽어주시고(대부분은 완독 하지 않으신 것을 알지만) 때마다 좋아요와 댓글로 관심을 주신 구독자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마음속에서는 '네가 뭐라고 소감을 남기고 구독자들한테 인사를 하고 그러냐?'라고 이성적인 제가 외치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고 인사를 드립니다. 지금부터 유명작가인 것처럼 행동해야 진짜 그렇게 되었을 때도 변함없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뭐라도 계속 써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