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리스트를 멈추자
계획된 하루를 보내기 위해 가장 흔히 하는 일이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일입니다. 포스트잇이나 다이어리 등을 사용하여 하루동안 할 일을 적고, 완료한 일에 체크를 합니다. 마친 일이 하나둘 늘어나면 뿌듯하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내가 잘 살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체크리스트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체크리스트를 쓰지 않을 바에는 아예 쓰지 않는 게 낫습니다.
1. 진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습니다.
체크리스트는 중요도에 따라 작성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 일이 진짜로 중요한 일일까요. 급한 일일수록, 빨리 끝내고 싶은 찝찝한 일일수록 중요한 일일까요. 아니면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이 중요한 일일까요. 급한 일일수록 체크리스트 상단에 적게 되지만,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적힌 일들은 진짜 중요한 일을 할 때 주의를 분산시킬 뿐입니다.
우리가 체크리스트의 가장 상단에 적어놓고 따로 시간을 내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여러분을 성장시키지만 가장 하기 싫은 바로 그 일입니다. 저에게는 글쓰기가 그런 일입니다. 즉각적인 보상도 없고 글을 꾸준히 쓴다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정확히 예측하기도 힘듭니다. 매일 쓴다고 과연 실력이 나아질지 장담할 수도 없죠. 체크리스트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완료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일은 바로 이런 일입니다. 대게는 급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일들이 장기적으로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입니다.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2. 착각하게 만듭니다.
체크리스트를 거의 채운 날은 하루를 '잘'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10개의 항목 중 9개를 완료해도 가장 중요한 그 일 한 가지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제자리걸음을 한 것입니다.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게 해 줄 그 일은 오늘도 해내지 못했는데, 체크리스트는 마치 성공한 하루를 보낸 것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착각은 반복되고 의지력은 낭비됩니다.
완성되어 가는 체크리스트를 보며 '오늘은 글쓰기를 못했지만 다른 일은 다 했으니 이만하면 만족해. 어떻게 사람이 계획한 모든 일을 매일 다 해낼 수 있겠어?'라고 자신도 모르게 생각합니다. 체크리스트는 그런 생각을 더욱 강화시키고 성장 없는 만족만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진정한 변화가 없습니다.
결국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일을 아예 체크리스트에 쓰지도 않았거나, 쓰기만 하고 이루지 못한 날에도 잘 살았다고 착각하니 진정한 변화가 없습니다. 매일 준수한 성적으로 완료한 체크리스트가 쌓이지만 정작 내 삶은 그대로입니다. 점점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조차 관심을 잃어갑니다.
체크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버립시다.
체크리스트에 가장 먼저 적어야 하는 일은 그날 해야 할 가장 급한 일이 아닙니다.
가장 하기 싫은 일, 장기적으로 해야만 효과를 알 수 있는 일, 그러나 결국 내 삶에 변화를 가져다줄 그런 일입니다.
사실 진짜 중요한 일은 체크리스트에 적을 필요조차 없이 매일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제 체크리스트 작성을 잠시 멈추고, 진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