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사를 했다. 그토록 1년간 갈망하던 지하철 역세권. 지하철역까지는 불과 걸어서 5~7분 내외다.
그전에는 반드시 버스 환승을 해야했고, 버스 대기시간도 꽤 길었다.
환승장소에는 사람들이 항상 북적거리고.
보다 조용하고 사람들이 최소한인 곳으로 이사가고 싶었다.
운좋게 좋은 집을 찾아 계약했다.
사람은 참 간사하다.
이사를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이사가 시작되니 원래 살던 집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비교질을 시작했다.
원래 살던 집은 많진 않지만 사람들이 동네를 활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런데 이사하는 집 근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흡사 유령도시 같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주위에는 신축 아파트 단지가 2개가 있다.
상식적으로 아파트 단지라면 사람들이 북적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 고독함을 감출 수 없다. 동시에 공허함도.
하지만 분명 사람들은 살고 있다.
내가 이번에 이사한 곳도 저녁에는 모두 불이 켜져 있고 몇몇은 차도 주차해 놓는다.
건물 입구에 쓰레기를 가져다 놓으면 나중에 와서 보면 누군가가 수거해 가기도 한다.
이렇듯, 그렇게 이사를 갈망했지만 현재의 일상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그러나 장점도 존재한다.
분명히 역세권이라 출퇴근이 너무 편해졌다.
왕복 40km 에 달하던 출퇴근 운전이 필요 없어졌고 환승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도 없다.
월세도 3만원 저렴하고 원래 살던 집보다 월세가 3만원 저렴했고, 기존에는 학생들이 생활하는 곳 답게 책상과 책장이 붙어있는 구조. 그러나 이번 집은 말그대로 기본적 원룸으로 소파를 놔두고 TV를 볼수 있고 소파에 기대어 테이블서 식사도 할 수 있다.
전에 살던 집은 TV 옵션이 아예 없었다.
베란다도 있고, 옷장과 화장실은 정말 넓다.
단점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옷 수선과 드라이는 세탁소를 이용하면 되고,
본래 살던 동네의 단골 미용샵은 운전해서 10분만 가면, 나의 단골 헤어 원장님도 다시 뵐수 있다.
친구가 놀러오면 하루 재워줄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하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당장 내가 거주하는 건물의 사람들도 밤마다 혼자서 시간을 지새운다.
이곳 말고도 사람이 썰렁한 동네들은 분명히 몇몇 본적이 있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억울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의 주 무대인 중앙로, 교동, 삼덕동과도 가깝다.
저녁과 밤에는 비록 고독할 지언정, 장점을 잊지 않기로 한다. 너무 교통이 복잡하면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고,
이렇게 유령도시 같은 곳에 살면 고독하고 우울하다.
이러나 저러나 비슷하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거라 마음만은 여유가 넘친다.
그렇게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