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어둑 해 질 무렵 집으로 가는 길에 빌딩 사이 지는 노을 가슴을 짜-안 하게 하네’
내가 최근에 좋아하고 많이 따라 불렀던 노래, 나훈아의 ‘남자의 인생’ 첫 구절이다.
나훈아가 직접 작곡과 작사를 한 노래이고 남자의 고단함을 잘 나타낸 곡이다.
나는 노래 가사처럼 노을을 보고 퇴근하지는 않는다.
찹찹한 아침에 분주히 출근하는 사람들 틈을 헤집고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퇴근한다.
어떤 날은 아침부터 배관 보수공사 보조도 하면서, 샤워실 배수가 안 된다는 민원을 해결해 주기도 했다.
초보지만 전기가 전공인데 만능 잡부가 되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취업하려니 경력이 필요하고,경력을 쌓으려니 취업을 해야’ 하는 사이클 과정이다.
모두가 퇴근 후, 적막한 사무실을 혼자 지키면서 ‘남자의 인생’ 가사를 음미하면서 흥얼거려 본다.
이제 의무감이 우선된 ‘남자의 인생’은 아니고, 내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 현장에서 버텨야 한다.
삶의 가치는,
세상과 연결되어 있을 때에만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