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이면 머리를 부딪치는 법이 없다

by 버티기

이곳 오피스텔에 근무하면서 제일 거북스럽고 불편한 것은 입주민들 간의 층간 그리고 벽간 소음 분쟁이다.

아파트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살인까지 저지르는데, 오피스텔도 소음 문제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나는 민원이 제기되면 차분하게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런데 민원을 제기한 쪽의 이야기야 당연히 공감하게 되지만, 문제는 소음 피해 유발자의 이야기도 일견 이해가 된다는 데 있다.

해결사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늘 조치가 어렵다.

항상 소음 피해 유발자에게 형식적인 당부를 하고는, 전체를 대상으로 한 안내방송으로 마무리 짓는다.


우리 집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던 윗집 아기엄마가 “우리 애들이 어려서 많이 뛰지요. 신경 쓰이게 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묻지도 않는 말을 하였었다.

신경 쓰이지만 참고 있었는데, 이 말로 인해서 “뭐 애들 키우면 다 그렇지요.” 할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의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유발한 소음으로 남에게 피해를 줄 것을 안다고 생각된다.

먼저 센스 있는 말로 고개를 숙여주는 예의가 있다면, 사람 사는 세상이 이렇게 각박해질 수 있을까?


말은 마음을 담는다.

그래서 말이 마음이고 마음이 말이다.

심지어 말에도 체온이 있다고들 한다.


‘고개를 숙이면 머리를 부딪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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