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할 만합니까?

by 버티기

12월 초에 이틀에 걸쳐 윗사람과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했었다.

화려하지만 기품 있는 장식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나는 이제까지 트리를 한 번도 내 손으로 직접 설치해 본 적이 없었고, 누군가 설치해 놓은 트리의 화려함을 즐기기만 했었다.

그렇지만 점등시험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겨우내 축복된 삶을 꿈꾸게 할 생각으로, 뿌듯하기까지 했고 힘든지 모르고 마칠 수 있었다.


오늘 윗사람이 트리 철거작업을 하자 하였다.

설치작업을 연상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나섰는데,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그냥 철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내년에 설치할 것을 대비해서 일일이 분류해서 묶어서 넣고, 옮기는 작업까지 진행되는 것이었다.


작업 중에 윗사람이 나에게 "어째할 만합니까?" 하고 물어봤었다.

아마 나의 軍 경력을 염두에 두고 '이런 허드렛일이 견딜 만하겠느냐?'는 물음이라고 생각되었다.

문득 마음에 들어 노트에 옮겨 놓았던 싯귀절 ‘나이 든 나무는 바람에 너무 많이 흔들려 보아서 덜 흔들린다.’가 생각이 나서, 당연하게 ‘할 만하지요.’ 대답했었다.


이후 지금까지 계속 뒤돌아보게 된다.

내가 진짜 잘 견디고 있는 건 맞는지.

남들을 불편하게 하면서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결국, 변화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가 문제이고, 새로운 나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사계절은 지나 봐야 고수가 되지 않겠나?
이전 07화내공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에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