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 대지위의 풍광은 너무도 아름답다.
적어도 여기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제까지 쭉 아파트에서 살아서 눈 치울 일이 없었고, 부대에서 근무할 때도 직접 힘들여서 눈을 치워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반면, 둘째 아들은 파주 육군부대 근무를 해서 아직도 눈이라면 질색하며 치를 떨고 있다.
새벽부터 눈이 오고 있었는데, 내 딴에는 청소하는 분이 출근하기 전에 제설을 마무리하려고 부지런을 떨었던 것 같다.
그런데 눈이 계속 오는 바람에 원위치가 되고 결국 출근하신 분과 같이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의도와 관계없이 되어버렸고, 요령도 없이 눈 뒤집어쓰고 용만 쓴 꼴이 되고 말았다.
약간 얼어붙은 12층 옥상정원의 제설도 청소하는 분의 부하를 고려해서 혼자 시작했었는데, 하면서 혼자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머리에서는 무지막지한 스팀이 올라왔다.
운동 삼아(?) 덤벼들었다가 며칠 담으로 개고생 할 것 같다.
그래도 누구의 손을 덜게 했다는 뿌듯함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며 퇴근할 수 있었다.
아마 이번 겨울 이후, 나에게 눈은 더 이상 아름다움의 대상은 아닐 것 같다.
봄이 오면 눈은 오지 않겠지?
‘봄을 이길 겨울은 정녕코 없다. 겨울이 깊을수록 봄은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