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서 액티브 시니어의 모습을 본다

by 버티기

얼마 전에 원주에 있는 아버지와 식사를 하러 다녀왔었다.

사 개월여 만에 본 아버지는 더 늙어 보였다.

80대 중반인데도 홀로 있어서 그런가 생각하니, 원주에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아버지의 생활 패턴을 보면, 집과는 별도로 멀지 않은 곳에 화실을 꾸며놓고 매일 출퇴근하듯 다녀온다.

교편생활 퇴직 후 동양화를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어엿한 작가의 반열에 올랐고 전시회도 네 번 열었었다.


아버지는 엊그제 10여 명의 동창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술도 권할 줄 모르고 말귀도 못 알아듣고 해서 이제는 동창 모임을 해도 재미가 없다고 푸념이다.

내가 보기에는 80대 중반에 아직도 술을 즐기고 있는 아버지가 이상한 거고, 동창들의 말이 어눌하고 잘 못 듣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액티브 시니어’의 관점에서만 아버지를 생각해 보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홀로 꼿꼿하게 살 수 있게 만든 동인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세 가지의 동인이 있었다고 생각되고, 그것은 경제적인 독립, 건강관리 그리고 동양화 작품활동을 매개로 한 사회활동 참여라 생각된다.

경제적인 독립이야 연금을 받으니 해결되고 건강은 체질적인 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약 아버지가 동양화를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는 동양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아버지는 절대 상상할 수 없다.


아버지가 연로로 인한 징후들이 계속 눈에 띄게 늘어가지만, 당신의 작품을 설명을 하실 때 열정이 넘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

나도 20여 년 후, 꼿꼿하게 활동적인 노년을 만들어갈 수 있는 동인을 준비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늙기 시작한다는 것은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이다.
꿈이 후회로 바뀔 때 사람은 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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