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근무지에 취업하고서 전등을 교체하는 것 외에 전기일 보다는 주로 잡일을 계속하면서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왜냐하면, 전기 실무 경력을 쌓는 과정인데 오히려 전기와는 더 멀어지는 것 같은 아쉬움이 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틀 간격으로 전기적인 문제가 생기면서, 능력을 시전 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었다.
# 장면 1
며칠 전 밤늦은 시간에 세대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급한 목소리로 “전기가 갑자기 나갔다. 어떻게 좀 해주십시오.”
모처럼 잡일이 아니고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회라서,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면서 염두판단을 해봤다.
어딘가 누전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착하니 입주민이 플래시에 의지한 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문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서 있었다.
일단 모든 스위치를 끈 상태에서 누전 차단기를 올리고 스위치를 하나씩 켜보니 보일러실 전등 스위치로 확인되었다.
보일러 전등 교체로 문제를 해결하고, 입주민의 “고맙다.”는 말을 뒤로하고 조금은 뿌듯함을 느끼며 사무실로 내려왔다.
# 장면 2
이틀 후 새벽시간 순찰을 하는데 지하주차장 전 층의 조명이 모두 꺼져있는 것이었다.
분전반을 열어 봤으나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고, 결국 교대시간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교대자인 과장이 출근한 후같이 확인하였는데, 전등용 마그네트가 차단된 것으로 식별되었다.
한전 측에 확인해 본 결과, 차단 원인은 아주 짧은 순간정전 때문이었다.
결국, 내 손으로 직접 해결하지 못하고 과장의 손을 빌어 문제를 해결 한 모습이 되고 말았다.
혼자서 해결했던 일로만 끝났다면, 그걸로 만족하고 나의 부족함을 잊은 채 지나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되어 어쩌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경력을 위해서 잡일까지 해야 하는 직책을 맡고 있지만, 엄연히 전공은 전기인데 그동안 무관심했다는 자책을 해 본다.
근무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문제해결의 결과만이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평소에 준비하지 않는다면 마치 실패를 준비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부터는 ‘얼마나 끊임없이 배우려고 하는지, 늘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하는지가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