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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스토리텔링 Oct 29. 2022

왜 아무도 읽지 않을지도 모를 글을 올리는 게 중요한가

내면의 무언가가 소리 없이 죽어가기 때문이다. By Rick Lewis

미디엄은 미국에서 브런치와 같은 글쓰기 플랫폼이다. 아래 글은 미디엄에 올라온 릭 루이스 씨의 에세이다. 글이 좋아서 브런치 작가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보잘것 없는 번역 실력이지만 우리말로 옮겨 보았다. 브런치에다 그의 글을 번역해 올리는 걸 흔쾌히 허락해 준 릭에게 감사한다. 또한 이 글이 브런치에 글을 올릴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들에게 조금이나마 용기를 주기 바란다. 영어 원본 링크는 아래에 있다. 


Medium is a writing platform like Brunch in U.S. Below is an article by Mr. Rick Lewis published on Medium. Am inspired and I’d like to share with writers on Brunch. Thanks to Rick allowing me to publish his essay in Korean language on Brunch. I also hope it could encourage writers on Brunch who hesitate to publish their work for the similar reason. The original link on Medium is following and Photo of the banner by Everaldo Coelho on Unsplash.


Why It’s Important for You to Publish Articles That Nobody May Read


내 안에 있는 용기가 사라지지 않게 하라

글이란 읽지 않기 때문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사라진다는 말이 자주 인용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사라지는 것들 중에 하나가 용기다. 일단 용기가 사라지면 우리의 성장, 발견, 배움 그리고 즐거움까지도 사라진다. 


‘공유하지 않으면 사라진다’의 원리가 비록 글을 쓰는 사람들을 위한 말이지만 그것은 우리의 삶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즉 한 인간으로 내가 가진 재능, 노력 그리고 고유한 경험을 표현해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삶이란 우리의 용기에 비례해 움츠러들고 성장한다”  -안네의 일기 중에서-


작가로 주어지는 모든 기회는 우리가 글을 공유하면서 독자 그리고 다른 작가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고 어울릴 때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즉 공유해야 할 요점은… 아주 많다. 


세상이 우리가 쓴 모든 것들을 당장 읽고 이용하는 건 아니지만 결국 대부분은 그럴 기회가 생기게 된다. 단지 지금은 우리 머릿속에 들어있는 내 개인적인 생각 혹은 아이디어들 중에 어떤 것을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지 모를 뿐이다. 


독자들은 여유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다.


풍부한 표현들이 가득한 글 만찬 뷔페에 사람들을 초대했는데 사람들이 그것들 중 10프로만 퍼간다면 나머지는 원치 않는다고 생각이 들어 거절당했다는 느낌을 받고 창피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기가 바로 우리의 관점을 내가 주고자 하는 것에서 독자가 소화해낼 수 있는 역량에 맞추어야 하는 지점이다. 독자들은 사실 여유가 없다. 그들은 이미 하루 동안 올라온 수많은 컨텐트를 찾아 바쁘게 움직이고 이미 자기가 퍼 올린 것들을 소화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며 더 많은 것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린다는 것이다. 


즉 독자들이 내 글들을 읽으려고 시간을 내지 않는 것이 내 글이 나빠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좀 엿같은 말 같지만 그렇게 받아들이자. 


자, 이젠 우리 모두 내 내면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내 눈을 바로 바라보며 가장 부드럽고 진실한 말로 토닥여야 하는 시간은 아닐까…


“널 항상 지켜보고 있고 또 그렇게 할 거야. 

절대로 너를 두고 떠나거나 무시하는 일은 없어. 

아니 사실은 네가 쓴 모든 글들을 냉장고에 붙여놓고 축배를 들고 있어.

네가 너무 근사하고 멋지기 때문이야!”


그렇게 진실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알아주는 노력을 하고 그런 나를 상상해보자. 


그렇게 한다면 말 그대로, 나의 독자인 어머니 이미 다섯 아이를 키우느라 하루 종일 바쁘고 내 내면 아이도 돌보면서 나머지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애를 써야 해 나에겐 관심이 없다고 느껴지는 그 어머니에게 느끼는 슬픈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 어머니는 결국 언젠가 어느 정도 내 글을 읽게 될 것이다. 내가 삶에서 느낀 풍부한 영감과 경험 중에서 그녀가 필요로 하는 것은 그녀 스스로가 선택하게 해주자. 그렇지만 그 글들을 보여주기 전에 내 모든 글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다 읽어 달라고 바라지는 말자. 


설령 읽지 않을지라도 혹은 다른 구독자도, 또 어쩌면 아무도 읽지 않을지라도 글을 올려야 한다. 


글쓰기 보석을 찾게 하라

나는 방금 교육과 자유에 관한 좀 긴 글을 올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그 글은 사실 주제와 스타일에 있어 내 일반적인 글쓰기 경로를 좀 벗어나 있다. 실제 교육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선생님들의 의무가 어떻게 제 궤도를 벗어나고 있는지에 관한 좀 강도 있고 감정이 들어가 있는 개념 중심의 글이다. 다분히 무시당하거나 혹 설사 누가 읽는다 하더라도 대충 읽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요점은 그래도 그 글을 쓴 게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건 내게 하는 말이었고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진솔하게 나 자신을 향해 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글은 몇 년간 혼자만 간직하고 있었고 그것을 대중과 공유한다는 것이 몹시 부끄러웠다. 그러나 곧이어 이건 내 글이고 내가 원하면 언제든 내릴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란 자식과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온전함을 보호한다는 이름하에 거부당할까 봐 아이들에게 방패막을 쳐야 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사실 자식이나 글 둘 모두 불안정한 우리의 보호 아래 쉽게 상처받고 외로워진다. 


나의 아내는 편집자다. 그녀가 편집에 관한 정규 교육을 받았을까? 대학은 나오기나 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단지 진심을 다해 글을 편집할 수 있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좀 더 품위 있고 명확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나의 아내는 그 일이 그녀의 가슴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스스로 자기를 편집자라 부르기 시작했다. (뭐, 사실 그녀는 영어 선생님 밑에서 자랐으니 그게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편집자로 인정해주는 자격증이나, 지위 혹은 증명서를 따는 대신 실제로 그 일을 하면서 자신을 알리고 편집자가 되었다. 


그렇게 하면서 사람들로부터 다음과 같이 인정받기 시작했다….


클레리아에게는 깊게 인상받은 것 이상으로 어떻게 더 이상 추천할 수 없을 만큼이에요!
내 인생의 편집자입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내 책을 정확하고 세련되게 재편집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내 사업을 성공시켰죠…등등


아내 자랑을 하려고 이 글을 쓴다고 오해를 받을까 봐 겁이 나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아내 이야기를 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밝혀둔다. 아내를 대신해 그녀를 광고하려는 건 아니고 나 또한 한 사람으로 그녀에게 고무되었고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그녀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을 뿐이다.  


지난 한 달 미디엄에 적극적이었고 지금은 하루에 한 개씩 글을 올리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무언가를 올리면서 또 내가 올린 것들에 사람들의 반응을 고대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어쨌든 9분 전에 올린 글에 좀 더 의식 있는 사람들로부터 왜 반응을 받지 못할까 하는 불안한 마음과 올릴까 말까 하는 망설임 가운데 그냥 이 글을 올린다. 


이젠 이 시점에선 내게 단 하나만 보인다. 글을 올리는 것. 

결과야 어떻든 그건 날 지탱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공유다. 


보석상자인 우리 가슴에 열쇠를 주자, 작가들이여.


그 안에 들어가 열심히 뒤지고 들춰내어서 쓸모없는 것들 안에 감춰진 보석을 찾아내 건져 올리자. 
그걸로 뭘 하려고? 구글 드라이브에 넣어두었다 죽을 때 자식들에게 컨텐트 유산으로 남겨주려고?


이 순간 아무도 안 읽을 거라고 미심쩍어하면서 쓰고 있는 나의 글엔 아주 중요하고 영광스러운 내가 들어있다. 글을 올려야 한다. 


오히려 타인에게 무시당하는 게 내가 나를 무시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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